무기질비료의 올바른 이해 ⑥잘못 알려진 토양산성화 
        
        

            
되레 산성토양 개량 효과도
        
        

            

        
        

            
 
        
        
        

            

            
            
한반도의 산성토양은 역사가 길다. 하루 이틀에 산성토양으로 변한 것이 아니고 한반도에 공룡이 살기 이전부터 산성토양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토양이 산성화가 된 책임이 모두 무기질비료에 있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자세히 따져 보면 무기질비료가 산성토양을 개량하는 효과도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반도, 산성 화강암서 풍화

한반도 땅 덩어리의 역사를 따져보자. 한반도는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졌다. 지구의 땅 덩어리가 하나로 뭉쳐있었던 2억5000만 년 전의 팡게아 시대에는 북극 근처의 북위 60도에 있었다. 이 시기는 북미와 유럽이, 남미와 아프리카가 붙어 있었고 인도는 호주에 붙어 한 덩어리였던 시기이다. 지각 운동에 의해 대륙판이 움직여 유럽과 북미, 아프리카와 남미, 호주와 인도가 나뉘는 시기에 한반도가 서서히 지금의 위치로 이동해왔다. 그 시기부터 한반도는 산성토양이었다.

태초부터 산성토양인 이유는 화강암에 있다. 화강암에는 규소가 70% 이상 함유되어 있다. 규소가 많은 암석은 칼슘, 마그네슘과 같이 염기성을 나타내는 성분이 적을 수밖에 없어서 규소가 66%가 넘는 암석은 산성암으로 분류한다. 그래서 한반도 암석은 산성암 중에서도 대표적인 산성암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한반도 토양은 칼슘과 마그네슘이 매우 적은 산성 화강암에서 풍화되었기 때문에 산성토양일 수밖에 없다. 결국 한반도 토양의 산성화는 최근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2억 년 전부터 칼슘과 마그네슘이 부족한 산성토양이었다는 얘기다.

많은 비로 산성 더 강해져

산성토양을 더 산성으로 만든 것은 연간 1300mm나 되는 강수량이 한 몫을 했다. 보통 연간 800mm 이상의 비가 내리면 토양의 칼슘과 마그네슘이 용탈되어 산성으로 변하는 성질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무기질비료에는 토양을 산성으로 만드는 비료도 있고 중성으로 만드는 비료도 있다. 질소와 칼리비료는 과량을 사용하면 토양을 산성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인산비료에는 칼슘이, 석회고토비료에는 칼슘과 마그네슘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서 산성토양을 개량하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무기질비료는 균형 있게만 사용하면 산성토양을 만들 이유가 없다.

무기질비료가 토양을 산성화시키지 않는다는 내용은 여러 연구결과로도 입증된다. 농촌진흥청에는 1967년부터 동일한 논에서 50년 넘게 시험하는 포장이 있다. 이 논에서 질소, 인산, 칼리비료를 사용한 논은 비료를 주지 않은 토양에 비해 pH가 0.6~0.9가 높아졌다. 이외에 수원, 익산, 태안, 서산 등에서도 무기질비료를 사용한 농경지의 pH가 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산림지역에 비해 0.9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결국 무기질비료도 균형 있게 사용하면 산성토양을 개량하는 효과가 크다는 의미다.

균형있는 비료 사용이 관건 

무기질비료가 모두 토양을 산성화시킨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무기질비료도 칼슘과 마그네슘이 충분히 함유되어 있으면 산성토양을 개량하는 효과가 있으며, 유기질비료나 퇴비도 칼슘과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토양을 산성화시키기 때문이다. 

현해남/제주대 생명자원과학대학 교수
            
 
            
※ 2013년 3월 18일 한국농어민신문 기사내용 인용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