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장이 밀집한 제주 서부지역 일부 지하수에서 비료와 축산분뇨로 인해 발생하는 질산성질소의 농도가 먹는물 수질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다. 

 

제주특별자치도 보건환경연구원은 2017년도 2차 지하수 조사 결과 권역별 지하수 관정 총 128곳 중 서부지역 3곳과 남부지역 1곳 관정의 지하수에서 질산성질소 농도가 먹는 물 수질기준인 10㎎/L를 초과했다고 24일 밝혔다. 다만 유해성분인 휘발성 물질이나 농약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이번에 질산성질소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한 곳은 한림읍 지역 2곳과 한경지역 1곳, 중문 지역 1곳 등이다. 양돈장이 있는 지역이라는 특징이 있다. 질산성질소 수치가 가장 높은 곳은 한림읍 2곳 중 1곳이었는데, 17.8㎎/L가 나왔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질산성질소의 농도 증가는 비료나 축산분뇨, 하수 등의 영향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서부지역 1개 관정에 대해서는 질소동위원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분뇨에 의한 오염으로 분석되는 만큼 오염원을 추적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제주에서는 한림읍의 일부 양돈농가가 수년간 돼지분뇨를 숨골(빗물이 지하로 흘러들어가는 통로)에 무단 방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비난을 받았다. 양돈장의 악취 등에 시달리던 마을 주민 역시 돼지분뇨를 불법배출한 농가에 대한 엄벌과 앞으로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번 조사 결과는 돼지분뇨의 무단배출이 제주의 지하수를 오염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된 것 아니냐는 분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서부지역 관정의 오염 원인을 추가적으로 추적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2017년 10월 24일자 경향신문 기사내용 인용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