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혁명 이루는 데 이바지 ④농민에게 무기질비료란 
        
        

            
김계훈/서울시립대 환경원예학과 교수
        
        

            

        
        

            
 
        
        
        

            

            
            
새 정부가 출범한지 여러 날 되었지만, 아직도 고위직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이다. 신상 털기 수준의 인사청문회 결과 줄줄이 낙마하는 후보자들을 보는 국민의 반응은 ‘통쾌하다’와 ‘30∼40년 전 부모님 세대, 경제개발 시대의 모든 흠집을 지금의 잣대로 모두 부도덕하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로 크게 구분된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문득 떠오른 것이 보릿고개, 녹색혁명, 화학비료(무기질비료), 통일벼, 간척사업 같은 단어들이었다. 30∼40년 전에 무기질비료, 간척사업이 미래에 논쟁거리가 되리라 생각한 사람이 있었을까?

양분함량 높고 효과 빨라

비료는 ‘식물의 밥’이다. 우리가 생존에 필요한 양분을 식물성, 동물성 음식으로 섭취하듯 식물은 생존에 필요한 양분을 무기질비료, 유기질비료로 섭취한다. 사람에 따라 식물성 음식과 동물성 음식에 호불호(好不好)가 있을지언정 두 음식 간에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것과 같이 무기질비료와 유기질비료 간에도 농민의 경제적 여건, 신념에 따른 호불호는 있지만, 우열을 가릴 수는 없다. 오히려 무기질비료와 유기질비료는 상호보완적이다. 무기질비료(질소비료)는 여러 기관에서 20세기 100대 발명품으로 꼽을 정도로 녹색혁명을 통하여 인류를 먹여 살리는데 결정적으로 이바지했지만 언젠가부터 ‘토양 산성화와 생태계 파괴의 주범’이라는 오해를 받고 있다. 과연 무기질비료는 토양 산성화와 생태계 파괴의 주범인가?

우리는 배가 고프면 음식을 먹는다.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음식을 주지 않고, 음식 재료를 살 수 있는 돈을 벌기 위한 직장을 구하는 데 필요한 면접을 보러 가는데 타고 갈 버스표를 준다면 그 사람은 음식을 먹기 전에 아사(餓死)할 것이다. 무기질비료는 물에 녹으면 바로 식물이 먹을 수 있는 양분이 된다. 하지만 유기질비료는 ‘유기질’이라는 이름이 말하듯 미생물의 작용으로 탄소가 없어지고 분해되어야만 식물이 먹을 수 있는 양분이 된다. 무기질비료는 효과가 빠르며 균형 있는 양분을 식물에 공급하며, 단위부피당 양분함량이 높아서 적은 양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어 고령화하는 우리나라 농민의 현실을 고려할 때 적절한 비료라 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 ‘식물이 균형 잡힌 영양소를 섭취, 보유하도록 하여 이를 이용하는 동물과 인간의 건강 복지증진에 이바지한다.’라는 ‘식물복지론’의 대두는 그간의 공(功)은 무시하고 과다사용 시 피해만을 강조함으로써 무기질비료 사용량이 급격하게 감소하여 식량안보까지 위협받는 우리나라 세태에 대한 일대 경종을 울리는 일이라 볼 수 있다. 무기질비료 사용량 감소에 따른 식량안보 위협은 식량자급을 위하여 고투입 다수확을 추구했던 지난날에 대한 반작용이라 볼 수 있지만 유기농업이 발달했다고 하는 유럽 및 북미 선진국에서 무기질비료의 생산·소비가 꾸준하다는 것을 볼 때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다.

식량안보 위기 타개 도움

현재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25% 미만으로 OECD 30개 회원국 중 27위에 해당하는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농경지를 늘리는 방법, 농민 수를 늘리는 방법, 또 무기질비료 사용량을 늘리는 방법이 있는데 처음 두 가지 방법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이참에 무기질비료를 친환경적으로 관리, 사용하여 고품질의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농가소득을 증대시키며, 국민의 건강복지를 증진시킬 수 있는 ‘식물복지론’의 국가적 추진을 도모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본다. 
            
 
            
 
            
※ 2013년 3월 11일 한국농어민신문 기사내용 인용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