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문갑]무기질비료는 안전농산물을 생산할 수 없는 것일까
한국비료공업협회 전무이사

 

　정부의 친환경농업 중심의 정책추진으로 요즘 유기 농산물과 친환경 농산물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무기질비료를 사용한 농작물에 대해 유해한 것처럼 여기거나 불안감을 갖는 듯하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기질비료를 사용해 생산한 농산물은 안전하다. 실제 전 세계의 농산물우수관리제도(GAP) 생산기준에서는 무기질비료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무기질비료의 원료는 자연의 공기와 암석에서 나온다. 무기질비료 중에 질소비료는 공기 중의 질소가 원료이며, 인산비료는 인회석, 칼리비료는 실비나이트라는 광물을 분쇄해 만든 것이다. 이렇게 무기질비료의 원료는 자연물질로 안전하지만 이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또한 식물의 양분흡수 상태를 보면 무기질비료나 유기질비료나 똑같이 이온상태로 흡수된다. 대표적인 무기질비료인 질소비료는 질산이온과 암모늄이온 형태로, 인산비료는 인산이온으로, 칼리비료는 칼륨이온으로 흡수된다. 무기질비료는 이처럼 원 광물을 물과 결합해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이온상태가 되도록 합성하거나 가공한 것이다. 

　유기질비료도 마찬가지로 이온형태로 흡수되지만, 식물이 유기질비료를 이용하려면 먼저 유기질비료가 미생물에 의해 분해돼 조그만 이온이나 분자형태의 무기물질로 전환돼야 한다. 결국 무기질비료나 유기질비료나 식물의 뿌리에서 흡수되는 영양분의 형태는 같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유기질비료와 무기질비료는 각기 고유의 역할이 있다.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유기질비료는 땅속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면서 토양을 부식시키고 지렁이가 분변토를 만들게 하는 등 토양의 골격인 토양구조를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한마디로 흙을 좋게 만든다.

　반면 무기질비료는 유기질비료보다 단위부피당 양분함유율이 높다. 무기질비료는 단위부피당 양분함유율이 30~50%로 높아 적은 양으로도 확연한 효과를 볼 수 있는 반면, 유기질비료는 2~7%로 낮다. 

　그리고 유기질비료는 땅속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식물이 천천히 흡수하는 반면 무기질비료는 물에 쉽게 분해돼 식물이 빠르게 흡수할 수 있다. 사람이 먹는 식품에 비유해 쉽게 말하자면 빠르게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는 육류는 무기질비료로 볼 수 있고, 미량영양소가 풍부한 채소는 유기질비료라 할 수 있다. 

　사람이 채소와 육류를 골고루 조화롭게 먹어야 건강해지는 것처럼 식물도 건강하게 키우려면 각각의 역할이 있는 유기질비료와 무기질비료를 조화롭게 사용해야 한다. 

　이를 추구하려면 친환경농업 중심의 정책이 아닌 조화로운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무기질비료에 대해 소비자들이 올바르게 인식하고 있을 때 진정으로 건강한 농산물을 알고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013년 12월 16일자 농민신문 기고내용 인용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