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업을 하기 위해서는 무기질비료를 쓰지 말도록 권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우리 동네에 있는 이 논은 해마다 농사가 잘 되는 논이다. 저절로 농사가 잘 되는 건 아니다. 비료를 적절히 주고 좋은 벼 품종을 심고 그 논에서 생기는 볏짚을 해마나 넉넉히 넣기 때문이다. 해마다 농사를 잘 지으니 많은 양의 볏짚을 줄 수 있다.



해마다 이맘 때쯤 이 논에 와보면 많은 양의 볏짚이 논바닥에 깔려 있음을 본다. 나는 이 논의 주인이 농사를 잘 짓는 다고 생각한다, 지력을 높이기 위해 해마다 많은 양의 볏짚(유기물) 논에 넣고 있으니 말이다. 



유기농업을 주장하는 이들은 많은 양의 유기물을 농토에 주란다. 유기물이 생산돼야 유기물을 줄 수 있는 것 아닌가. 농사를 짓는 일은 유기물로부터 유기물을 생산하는 게 아니다. 무기물로부터 유기물을 생산하는 것이다. 광합성 작용이 바로 그런 작용이다. 이산화탄소와 물이라는 무기물들로부터 포도당이라는 유기물을 합성하는 작용이 바로 광합성작용이다. 



유기물이 흙을 좋게 하는 것이라면 유기물은 다른 땅에서 농토로 가져오지 않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 땅도 좋아져야 하기 때문이다. 유기물은 그 땅에서 많이 생산해서 그 땅에 주어야 한다. 그 땅에서 유기물을 많이 생산하려면 작물에게 필요한 양분을 적절히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주는 것이 비료(특히 질소)다. 비료는 그해 농사만 잘 짓기 위해 주는 건 아니다. 그해 농사도 잘 짓고 앞으로도 계속 농사를 잘 짓기 위해 주는 거다. 유기농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분들 이런 점을 생각해 볼 일이다. 

 

※ 홍종운 박사님 홈페이지(www.soilove.com) 중 농업이야기의 '농토에 유기물을 많이 줄 수 있으려면 유기물을 많이 생산돼야 할게다' 게시글 인용

 

홍종운 박사 (약력) :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및 동대학원 졸업, 미시간주립대학교 토양학 박사, 농진청 토양화학과장 및 농과원 책임연구관 역임, 한국토양비료학회 부회장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