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기농업이 하천수질에 미치는 영향 =
민경석 (경북대 교수·환경공학과)

팔당지역 유기농 종사자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2011년 세계유기농대회를 유치한 가운데 정부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한다며 팔당주변의 유기농민들을 내쫓는다니. 더구나 그동안 수질개선에 이바지해온 유기농을 내치고 강을 살리겠다니 이런 모순이 어디 있나.
유기농민으로서는 이런 분한 감정을 가질 만도 하다. 필자는 그분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한다. 하지만 환경공학을 전공한 학자로서 동의하지 못할 부분이 있다. 유기농이 수질개선에 기여했다는 것은 과학적 사실이 아니다.
유기농업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 본래의 생산력을 중시해 가축분뇨, 낙엽 등 자연에서 발생되는 유기질 비료를 활용하는 농법이다. 유기농업은 먹거리의 안전성 확보 및 토양환경보전 측면에서 앞으로 우리 농업이 나아갈 방향임에는 틀림없다. 

유기농업도 하천수질에 악영향
하지만 하천수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하천부지에서의 경작활동은 금지되어야 한다. 수질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하천부지 내 경작지에서 발생하는 오염부하량에 대한 조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하천부지 내 경작지에서 사용되는 농약 비료 퇴비 등이 하천으로 유입돼 하천수질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상식이다. 이것은 유기농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유기농업에 쓰이는 각종 유기질 비료는 비가 내리면 비점오염원(오염물질의 유출 및 배출 경로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는 오염원)의 형태로 하천에 직접 유입돼 수질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농어촌연구소의 연구결과(2003년)에 의하면 유기농업의 경우 3~5월에 퇴비 및 가축분뇨가 집중 시비된다. 
이때 질산성 질소의 농도가 2~3배 정도 증가한다고 한다. 비닐하우스의 경우 비가 내리더라도 흙으로 스며드는 양을 줄이고 지표로 흐르는 강우량을 증가시켜 토양표면의 오염물질은 더 많이 하천으로 흘러든다. 
비닐하우스 내 토양은 질소, 인 같은 영양물질을 과포화상태로 함유하고 있어 비가 내리면 노지형태의 밭에 비해 많은 양의 오염물질이 발생한다.

충분한 보상과 대체농지 확보
4대강 사업의 찬반 논란을 떠나 하천부지 내 경작지 정리사업은 수질개선 차원에서 꼭 필요하다. 기존 하천부지 내 경작지에 수변 생태벨트를 조성해 생태적 건강성을 유지하고, 인공습지와 같은 비점오염 저감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다만 정부는 하천부지 내 경작지가 지역주민의 주된 소득원이었던 것을 감안해 충분한 보상과 대체농지 확보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석간 내일신문 2009/12/28일자 기사내용 인용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