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환경농업 경제성 논란 =  
 
"생명환경농업이 알려진 것과 달리 관행농법에 비해 비용만 많이 들고 수확량은 오히려 적었다." (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이 자료를 왜곡했다. 자체 분석 결과 생산비는 60%, 전체 경영비는 2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경남 고성군) 이명박 대통령과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경탄했던 고성군의 생명환경농업을 둘러싸고 때아닌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가 생명환경농업의 전국적인 보급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농촌진흥청이 "관행농업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경영분석 결과를 내놓고, 고성군은 이에 대해 '터무니 없는 분석'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이학렬 고성군수는 "농진청이 폐쇄적이고 독선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강도높게 비판하고, 18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방문해 직접 경영비 분석 자료를 설명하는 등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

농진청 "돈 많이 들고, 수확은 준다" 

고성군 "조사 잘못, 경비 25% 준다" 

농진청 경영분석 결과 놓고 설전 벌어져

△농촌진흥청 "고비용, 저수확"=농진청이 농림부에 보고한 친환경농업 실증연구결과 보고에 따르면 생명환경농업은 관행적인 벼농사에 비해 경영비는 11.3% 높은 반면 산출량은 16.7% 적었다. 구체적으로 생명환경농업의 직접생산비는 10a(are·1,000㎡)에 당 종자대와 비료비 농약비 제재료비 농기계비 등을 합쳐 57만5천원으로 관행농법의 51만6천원에 비해 5만8천원 정도 높았다. 수확량은 445㎏으로 관행농법의 534㎏에 비해 오히려 89㎏ 정도 적었다. 이에 따라 농민들의 소득도 44만6천원으로 관행농법(57만6천원)의 77%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은 "생명환경농업에서는 모를 기르고 이앙을 할 때 전용 육묘포트와 포트이앙기를 사용하는데 이들 농기계 가격이 비싸 생산비가 높아진 것"이라고 밝혔다.

농진청은 "고성군이 생명환경농업 참여 농가에 농자재와 농기계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를 생산비 분석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며, 생명환경쌀에 지원하고 있는 40㎏당 5천원씩의 보조금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관행농업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결론내렸다.

농진청은 그러나 생명환경농업이 일반 유기농업에 비해서는 생산비가 낮고 수확량도 많아 가치있는 농법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농림부는 이같은 농진청의 보고에 따라 지난해 12월15일 열린 생명환경농법 검토회의에서 2010년에 보다 객관적인 경영분석을 추진한 후 전국 확대방안을 검토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렸다.

△고성군 "농진청이 자료 왜곡"=고성군은 농진청의 조사 결과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자체 분석결과를 공개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농업기술센터 허재용 소장은 "생명환경농업은 비료와 농약을 전쳐 사용하지 않고 농민들이 직접 만든 천연 자재만 사용하기 때문에 종자대와 비료, 농약, 제재료비의 경우 10a당 6만6천원으로 관행농업(16만8천원)에 비해 무려 60%나 절감된다"고 밝혔다.

인건비와 위탁영농비 등을 포함한 전체 경영비도 10a당 생명환경농업은 33만7천원으로 관행농업(44만7천원)에 비해 25%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농진청의 조사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고성군은 농진청이 자료를 왜곡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생산량의 경우 농진청이 자체 시험재배지에서 생명환경농업의 핵심기술인 포트묘를 사용하지 않고 관행농업기술인 산파묘를 사용하고도 이를 생명환경농업 결과로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학렬 고성군수는 "농진청이 농업전문가임을 내세워 고성군의 생명환경농업에 대해 잘못된 선입관을 갖고 있다"며 "환경을 살리고 농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녹색성장 농업'에 대한 농진청의 시각이 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상섭 선임기자 verst@ 


< 부산일보 2010-01-18 기사내용 인용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