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맞춤형비료 생산비 절감기대…농가 토양검정 유인대책 필요 = 
  
 전문가들은 토양검정을 통해 비료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퇴비와 액비 투입에 따른 화학비료와 퇴비의 혼용량 조절 기준, 소면적 재배 작물의 시비기준 설정 등에 대한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농업 희망찾기 2010 집중기획 (36)화학비료 사용 감축…과제도 적지 않다

올해부터 맞춤형 비료가 도입되면서 농업인들의 시비 방법에도 큰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맞춤형 비료는 토양검정 결과와 양분수지를 감안해 주요 성분을 배합한 비료로 일반 화학비료보다 질소 등 성분함량이 낮아 비료 구입비를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관행적으로 화학비료 시비를 해 온 농가들 가운데는 맞춤형 비료에 대해 아직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맞춤형 비료에 대해 정부 보조와 판매가격 인하로 농가들의 비료구입 부담이 줄어든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맞춤형 비료 하나만으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고품질의 농산물 생산이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따라서 맞춤형 비료의 정착과 고품질 농산물 생산, 화학비료 사용량 감축, 환경에 대한 부담 경감 등에 대한 농업인들의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맞춤형 비료의 효과와 과제=맞춤형 비료 도입에 따라 우선 농업인들의 화학비료 구입비가 크게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맞춤형 비료값이 복합비료에 비해 26.9％ 인하됐기 때문이다. 신영호 농협중앙회 비료팀장은 “맞춤형 비료 판매 가격이 대폭 인하됨에 따라 2,800억원 이상의 생산비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맞춤형 비료의 공급이 본격화되면 토양검정을 통해 화학비료를 사용하는 과학적 시비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작하는 농경지 토양의 특성을 알아야만 맞춤형 비료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맞춤형 비료의 정착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맞춤형 비료 공급 확대를 위해 지속적인 예산 확대가 필요하고, 토양검정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도 있어야 한다. 특히 농업인들이 관행 시비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비종 선택과 시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홍보 활동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원예작물은 작물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토양 비옥도의 변화가 크기 때문에 작물별 특성에 맞춰 맞춤형 비료의 종류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소품목 대량 생산에 익숙한 국내 비료회사의 생산 구조를 연차적으로 다품목 소량생산 체계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맞춤형 비료에 대해 아직 확신을 갖지 못하는 농가들도 있는 만큼, 효과에 대한 정밀한 검증도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적정시비 기준 연구 강화해야=적정시비는 작물·토양·기후 등 여러가지 요인에 따라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의 비료를 공급해 주는 것이다. 적정시비를 위해서는 토양검정을 통해 농지의 특성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따라서 농민들이 토양검정을 통해 자신의 농경지 특성에 맞는 맞춤형비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토양검정을 통해 비료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토양의 비옥도와 재배하는 작물의 특성에 따라 밑거름과 웃거름의 양, 시비 횟수와 방법 등에 대해서도 세밀한 시비기술 개발과 보급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상품성이 요구되는 원예작물의 경우 더욱 세심한 시비 기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원예작물의 경우 화학비료 외에 부산물비료와 유기질비료, 관주비료, 양액 등 다양한 비료가 사용되고 있는 만큼 재배 작물과 시기, 비료의 종류에 따른 시비기술 보급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또 화학비료 사용량 감축과 환경오염 부담을 줄이기 위한 연구개발을 강화해 더욱 정밀화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를 위해 작물의 목표 수량과 농산물 품질 및 안전성을 고려한 시비 방법, 퇴비와 액비 투입에 따른 화학비료와 퇴비의 혼용량 조절 기준, 소면적 재배 작물의 시비기준 설정 등에 대해 연구의 강화가 필요하다.

조규용 한국비료공업협회 차장은 “토양과 환경을 살리면서도 식량자급도를 높여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며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비료를 사용하면서도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적정시비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학적 시비 정착을 위한 대안=과학적인 시비는 맞춤형 비료 하나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유기질비료와 퇴비 및 녹비작물 공급 확대도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고, 흙 살리기 운동도 확산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흙 살리기 운동으로 인한 농업인들의 흙에 대한 인식 변화로 시비가 개선되면서 토양개량제가 무상분 외에도 연간 10만t 이상이 유상분으로 공급됐다.

토양검정을 담당하는 농촌진흥청과 농협의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해 토양검정의 결과를 공유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밖에도 겨울철 노는 땅을 이용해 녹비작물 재배를 확대하고, 불량 퇴비를 근절하기 위해 퇴비 품질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환경을 고려한 과학적 시비법을 개발해 보급할 필요가 있다.

이종순 기자 jongsl@nongmin.com 


< 농민신문 2010/02/10일자 기사내용 인용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