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론-현해남]훌륭한 비료자원 ‘석고’ 활용정책 세우자 =

  
우리나라에는 무궁무진한 비료자원이 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토양개량에도 도움이 되고 밭작물의 품질도 높일 수 있는 자원이다. 바로 ‘석고’이다. 석고는 칼슘(석회)과 황이 주성분이며 외국에서는 황산칼슘(CaSO) 비료라고 부른다.

석고는 2,000년 전부터 두부를 만드는 데 사용해 온 재료이다. 두부의 기원은 중국 화이난의 왕이었던 유안(劉安, B.C.179~122)이 만들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유안은 중국 한나라 고조 유방의 손자이기도 하다.

중국에서 복을 부르는 음식으로 불리는 두부를 만들게 된 유래가 재미있다. 유안이 여덟명의 현인과 콩을 갈아 두유로 불로장생 신약을 만들던 중에 실수로 석고가 두유에 떨어져서 응고되면서 만들어진 것이 두부다.

부드럽고 고소한 두부는 콩 2㎏(4근)으로 만든 콩물에 석고 75ｇ(2량)을 넣어 만든다. 석고는 바닷물을 증발시키거나 깊은 땅속에서 얻어낸다. 지금도 중국 중부와 남부 지방에서는 석고로 두부를 만드는데 베이징을 거쳐 우리나라로 전해지면서 마그네슘이 함유된 간수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석고는 불로장생 신약을 만드는데 사용될 정도로 좋은 재료이다.

석고는 토양개량 효과도 뛰어나다. 토양이 떼알구조를 형성하면 부드러워지고 보수성과 통기성도 좋아진다. 떼알구조를 설명할 때는 두부를 예로 드는 경우가 많은데, 두부가 바로 떼알구조이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연간 16만t 가까이 무상으로 공급하는 석회고토가 두부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석고의 석회와 간수의 고토로 만들어진 비료인 것을 보면 쉽게 석고의 중요성이 연상된다. 석고에는 토양을 개량하는 석회 23％ 외에 황이 13％ 함유돼 있다. 황은 작물의 메티오닌, 시스틴, 시스테인 등의 황함유 아미노산과 엽록체의 황철단백질인 훼리독신의 중요한 성분이다. 그래서 사과, 배, 포도, 고추, 양파, 마늘 등 밭에서 재배하는 모든 작물의 품질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모든 과실류와 야채류는 황함유 아미노산이 많아야 향기가 진해지고 단맛이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석고는 석회질비료의 석회와 유안과 황산가리의 황의 장점을 갖고 있는 훌륭한 자원이다. 특히 석고는 용해도가 석회고토에 비해 200배 가까이 높아서 개량효과도 크다.

그동안 석고는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아 왔다. 인광석으로부터 인산비료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부산물로 취급돼 왔다. 비료산업이 시작되면서 쌓인 양도 수천만t이나 되며 향후 수십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화학비료 원자재 가격이 저렴했던 과거에는 석고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 외국에서는 석고가 토양개량과 밭작물의 품질을 높이는 새로운 비료로 정착되고 있다.

정부의 농자재 지원 정책은 농업인이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비료를 공급 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석고는 석회질비료로서 토양을 개량하는 효과와 과수와 채소의 품질을 높이는 효과를 모두 갖고 있다. 비료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시점에서 석고를 활용하기 위한 정책적 활용계획이 필요하다.

hnhyun@jejunu.ac.kr
현해남 제주대 생명자원과학대학 교수 

< 농민신문 2010/08/02일자 기사내용 인용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