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우려되는 맞춤형비료 지원사업 예산 축소 =

  
토양검정 결과와 양분수지를 감안해 토양환경과 농법에 맞게 주요 성분을 배합한 ‘맞춤형비료’의 내년도 보조예산이 올해보다 크게 줄어들어 농가의 비료값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편성해 국회에 심의 요청한 내년도 예산안 가운데 맞춤형비료 보조예산이 올해 731억원의 절반인 366억원으로 감축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환경오염을 줄이고 과학영농을 유도하기 위해 올해 화학비료 인상차액에 대한 가격보조를 없애는 대신 맞춤형비료 지원사업을 도입했다. 즉 밑거름 25종과 웃거름 6종 등 모두 31종으로 설정된 맞춤형비료를 구입하는 농가에는 20㎏들이 1포당 1,800원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한 것이다.

예산당국은 맞춤형비료의 보조예산 축소 편성 이유로 보조단가 인하 등을 꼽고 있는데, 공급실적이 올해 목표량 82만t의 절반 수준으로 저조했던 것도 감안된 듯하다. 이 예산안이 국회에서 그대로 통과되면 60여만t이 공급될 내년에는 1포당 보조단가가 올해보다 3분의 1 정도 적은 1,200원 수준으로 축소돼 농가의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맞춤형비료 지원사업을 한해 시행해 보고 예산을 절반으로 축소해 편성함으로써 농가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내년에 맞춤형비료 지원사업에 대한 인식이 확산돼 신청농가가 크게 늘어나면 비료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비료정책에 대한 불신만 높아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화학비료 사용량과 농가의 부담을 줄인다는 좋은 명분을 가진 맞춤형비료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정착시키기는커녕 예산을 줄여 버린 정부의 처사는 납득하기 어렵다.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는 현실을 감안한 판단이 있어야 할 것이다. 특히 맞춤형비료의 공급실적이 저조한 이유가 보조단가가 낮기 때문이라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 농민신문 2010/10/13일자 기사내용 인용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