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중취재] 맞춤형비료 도입 2년…성과와 과제 =
화학비료 사용률 아직 높은데…지원은 갈수록 ‘쥐꼬리’

토양검정결과와 양분수지를 감안해 토양환경과 농법에 맞게 주요성분을 배합한 맞춤형비료가 2009년 설계에 들어가 도입된 지 2년 가까이 돼 가고 있다. 현재 맞춤형비료는 30개 비종이 농가들에게 공급되고 있다. 맞춤형비료의 성과와 과제를 알아본다.

◆왜 도입했나=과거의 일률적인 화학비료 가격보조를 토양특성을 고려한 맞춤형비료 지원으로 전환해 비료사용량을 감축하기 위해 도입했다. 농림수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은 토양분석에 근거한 맞춤형비료 사용으로 전환시 관행 시비법에 비해 15~20% 정도 비료사용량 절감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화학비료 사용량이 많고, 양분수지가 높아 환경오염 가능성이 높은 나라로 인식돼 왔다. 화학비료 사용량은 감소추세이지만 아직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농가들의 영농비 부담 완화와 친환경적인 화학비료 공급량 확대를 위해 농도가 낮은 맞춤형비료를 설계해 지난해부터 공급했다. 농식품부는 화학비료 사용량을 1㏊당 2008년 311㎏에서 2012년은 218㎏으로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1㏊당 비료대는 2008년 36만원에서 2012년은 26만3,000~27만원으로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요 성과=맞춤형비료의 지원대상은 농업·농촌기본법에 따른 농업인·영농조합법인 또는 농업회사법인이다. 토양검정을 통해 설계된 맞춤형 화학비료 30개 비종을 지원한다. 논·밭 구분 없이 지원하지만, 과수·시설원예 등 원예전용비료는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 올해 366억원을 지원하며, 20㎏ 한포당 지원단가는 1,100원이다. 맞춤형비료 도입 이후 화학비료 평균 가격은 2010년 21.1%, 올해는 16.8%가 각각 내렸다.

농식품부와 농협중앙회는 맞춤형비료 도입으로 농가들의 비료부담 절감액이 2010년은 3,290억원, 올해는 1,022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또 지난해 맞춤형비료의 효과 규명을 위해 경기 화성·충남 아산·전북 익산·경북 의성·경남 밀양 등의 시험포장에서 현장실증시험 결과 도복(쓰러짐) 피해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부농가의 고성분비료 사용으로 맞춤형비료 조기정착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이는 올 들어 요소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데서 알 수 있다. 또 주요 원자재인 암모니아가 2010년 7월 1t당 346달러에서 올 7월은 570달러로 64.7%, 인광석은 150달러에서 178달러로 18.7%가 상승해 비료값 인상요인이 상존하고 있다.

지원 예산이 계속 줄면서 보조단가가 감소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맞춤형비료 지원 예산은 도입 원년인 2010년은 731억원에서 2011년 366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내년도 예산안에도 200억원 수준만 반영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맞춤형비료의 20㎏ 한포대당 보조단가 평균은 2010년에 1,800원이었으나 올해는 1,100원으로 줄었다. 

◆계획과 과제=농식품부는 맞춤형비료의 사용을 연차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2010년 70%에서 2011년 이후에는 8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맞춤형비료가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토양 특성에 적합한 밭과 간척지 전용 맞춤형비료를 개발, 공급하는 것이 과제다. 또 농가 교육과 홍보강화는 물론 사용효과를 체계적으로 검정, 우수사례 보급 등도 절실하다. 

전문가들은 특히 맞춤형비료 시비에 따른 생산비 절감과 농산물품질 등을 검증해 과학적인 시비방법에 활용하고, 맞춤형비료 선정 및 사용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지자체와 지역조합이 맞춤형비료 공급에 노력하도록 인센티브 제공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맞춤형비료에 대한 정부 지원의 확대도 빼놓을 수 없다. 

박기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비료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지원체계 구축이 중요하다”면서 “비료업체들도 국제 원자재 가격 전망과 경영상황 등을 고려해 입찰에 참여하는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종순 기자

jongsl@nongmin.com 

< 2011년 10월 17일(월) 농민신문 기사내용 인용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