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보호무역주의 후폭풍오나

미국산 쇠고기 연령제한 해제·쌀 개방압력 등 '적신호'

국회 농업과 행복한 미래 세미나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에 당선됨에 따라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우리 농업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은 자국 산업 우선주의와 고립주의, 보호무역주의라는 경제 성벽을 두텁게 쌓을 것으로 전망돼 농업계는 ‘트럼프발(發) 보호무역’의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15일 ‘국회 농업과 행복한 미래’(대표 김현권·홍문표 의원) 주최로 열린 ‘미국의 농업정책’ 세미나에서 임정빈 서울대 교수는 미국산 쇠고기 연령제한 해제와 SPS(동식물 위생·검역조치) 완화, 쌀 개방 등에 대한 압력이 커질 것으로 봤다. 또한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파기를 공약했지만 ‘세계 통상 질서’ 등을 감안할 때 TPP 시행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는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임 교수는 우리나라의 쌀 관세율(513%)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미 미국은 쌀 관세율 협상과정에서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국가”라며 “쌀 관세율 협상 과정에서 TRQ(저율관세할당) 국별 쿼터를 명시하게 하는 등 미국산 쌀 수입 확대를 강하게 밀어 부칠 공산이 높다”고 밝혔다.

또한 쇠고기 연령제한 해제와 SPS 완화를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한·미 WTO(세계무역기구) 분쟁에서 미국이 쇠고기 수입 제한이나 SPS 등에 대해 제소한 적 있어서다. 임 교수는 “우리나라가 그간 국민 정서를 이유로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하기로 한 연령 제한을 유지해왔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개방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라며 “미국이 자국의 농축산물 수출 확대를 위해서 SPS 완화도 강력히 주장하며 현재 수입이 허용되지 않은 신선과일 품목 등에 대한 수입위험평가 절차 속도에 대한 압박에 나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임 교수는 트럼프가 TPP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TPP협정이 추진될 가능성도 간과해선 안 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이 TPP를 통해 아시아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중국 경제력 팽창을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 교수는 “대선 후보로서 발언하는 것과 미국대통령으로서 정책을 수행하는 것은 다를 수 있다”고 전제하며 “TPP는 미국의 경제이익을 확보하고 중국 견제를 통한 아태지역의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것이니 만큼 깡그리 무시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TPP가 추진될 경우 우리나라는 후발 가입국인 만큼 미국과 칠레를 중심으로 한 추가적인 시장개방 요구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산업계도 트럼프 영향이 미칠 것이란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양창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은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트럼프 대통령 취임시 미국은 추가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최장 15년의 수입자유화 일정을 단축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개정작업이 진행 중인 ‘식품안전현대화법’이 강화되면서 비관세장벽이 심화, 향후 대미 김, 굴 등 주요수산물 수출에 부담으로 작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따라서 FTA(자유무역협정)재협상과 비관세장벽 강화 등에 대응해 현재 역조현상을 보이는 수산물 무역은 비관세 장벽완화 등을 요구하는 동시에 대미 수산물 수출의 28%를 차지하는 조미김의 관세환원을 요구할 가능성에도 사전에 대비, 협상력 확보방안을 마련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미국의 식품안전에 대한 통관기준이 강화될 것에 대비해 미국내 입법 동향 모니터링을 강화, 정부 간 협의채널을 통해 사전에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 원장은 “과학적인 식품안전기준을 강조하고 있는 공화당의 대선정강을 감안하면 현재 개정중인 미국의 식품안전현대화법이 향후 대미 수산물 수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식품안전현대화법의 세부규칙인 예방적 통제강화, 라벨링 개정 등 동향을 파악하고 조제김 등 주요수출품의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호·최은서 기자  eschoe@aflnews.co.kr

 

※ 2016년 11월 17일자 농수축산신문 기사내용 인용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