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부 농업예산 푸대접” 농업계 날선 비판

내년 농식품부 소관예산 14조4887억…올대비 0.8% 늘어

농림수산예산 1.2% 증액…전체예산 증가율 3.7% 못미쳐

 

2017년도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예산 및 기금의 총 지출규모는 14조4887억원으로 확정됐다. 올해 예산 대비 0.8% 증액된 수치다. 내년도 농림수산분야 예산은 19조6221억원으로 2016년보다 1.2% 늘었다. 모두 국가전체 예산 증가율인 3.7%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더구나 농업계의 최대 관심사였던 쌀 생산조정제 예산도 빠졌다. 농업계에서 국회와 정부가 농업예산을 푸대접했다는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는 이유다. 



국회는 지난 3일 본회의에서 정부의 ‘2017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을 의결, 내년 국가전체 예산을 올해보다 3.7% 증가한 400조5000억원으로 확정했다. 이 중 농식품부 예산은 14조4887억원.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14조4220억원보다 667억원이 더해진 규모다. 농식품부는 “쌀소득변동직불금, 농업생산기반조성 등 총 25개 사업에서 5807억원을 증액했다”고 밝혔다.



내년 예산에 대한 농업계의 비판이 거세다. 무엇보다 ‘국가전체 예산 증가율 만큼 농업예산을 늘리고, 그 비중도 5% 이상 확대해야 한다’는 농업계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예산은 올해보다 0.8% 늘어난 가운데 농림수산분야 예산은 19조6221억원으로 1.2% 증액됐다. 국가전체 예산증가율 3.7%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국가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농식품부 예산은 올해 3.7%에서 3.6%로, 농림수산분야 예산은 5%에서 4.9%로 각각 0.1%씩 감소했다. 오히려 농림수산분야 예산의 비중은 내년으로써 5%선이 무너진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내년 농식품부 예산에서 쌀 생산조정제 예산이 배제됐다는 점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새로 배정한 관련예산 904억원을 심사한 결과, 최종 정부 예산안에 편성하지 않도록 했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비례) 의원은 3일 본회의에서 진행된 정부 예산안심사 반대 토론에서 “쌀 생산조정제 3만ha, 900억원의 예산, 쌀을 과잉으로 생산해 놓고 억지로 소비하느라고, 창고에 저장하느라고, 쌀의 시장가격이 하락해서 변동직불금으로 예산을 쏟아 붓지 말고 사전에 생산을 조정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고 말했다”며 “그런데 한 푼도 예산 반영을 안했고, 이대로 가면 내년에 또 쌀로 난리 날 게 뻔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럼에도, 끝내 쌀 생산조정제는 내년 예산에서 제외됐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지난 5일 성명서를 발표, “쌀 생산조정제 도입 무산에 큰 실망과 울분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농연은 “농촌현장의 정책요구마저 완전히 무시한 이번 쌀 생산조정제 도입 무산에 유감을 표명하며, 그 책임은 오롯이 기획재정부에 있음을 엄중 경고한다”며 “기재부의 잘못된 정책결정으로 인해 내년에도 올해보다 훨씬 심한 쌀 대란이 불가피할 것이며, 농업인의 직·간접적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은 명약관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농연은 “한농연을 비롯한 모든 농업계가 농업예산을 확충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음에도, 여전히 농업예산을 홀대하고 있는 현실에 분개한다”며 “기재부는 농업예산이 퍼주기가 아닌 국민의 식량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예산이라는 점부터 인식전환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 2016년 12월 9일자 한국농어민신문 기사내용 인용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