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5일 충남 천안삼거리공원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국제농기계자재박람회 (KIEMSTA·키엠스타)’는 역대 최고 기록을 모두 경신했다. 키엠스타 전시장을 찾은 한 관람객이 여성친화형 농기계에 탑승해 운전대 등을 조작해보고 있다.
올해는 불황의 그림자가 국내 농자재업계에 어느 때보다 짙게 드리운 한해였다. 비료·농약·농기계·면세유 등 대부분의 농자재 수요가 눈에 띄게 줄고 있는 것에서 잘 알 수 있다. 농산물 가격하락이 농자재 산업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앞으로 저성장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업계는 더욱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위기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으로, 수출로 눈을 돌릴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비료=올해 비료 생산량은 약 202만2500t 으로 집계돼 최저치를 기록한 2015년 198만2200t 보다 소폭 늘었다. 질소비료의 원료로 쓰이는 황산암모늄수출이 터키·인도·멕시코 등으로 다변화되면서 증가세로 돌아선 게 결정적인 요인이다. 하지만 국내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등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국내 비료소비량은 108만t 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6% 감소한 것이다. 요소비료 4만t, 복합비료6 만t 등 10만t 의 생산량이 줄었다. 2016년 비료 수입량은 62만1400t 으로 2015년 66만2700t 보다 6%이상 감소했다.
한편 정부는 3월11일을 ‘흙의 날’로 공식 지정한 뒤 올해 처음 기념식을 열었다. 처음 열린 ‘흙의 날’ 기념식은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성황을 이뤘다. 아울러 ‘흙 살리기 방안’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종자=정부가 국정과제로 삼아온 ‘2020 종자산업 육성대책’과 ‘종자산업육성 5개년 계획(2013~2017년)’의 도약기였다. 먼저 2012년 출범한 골든시드프로젝트(GSP)의 1단계 사업이 올해로 마무리됐다.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은 1단계 사업결과 수출 1800만달러, 국내 매출 91억원, 200건 이상의 품종보호출원 성과를 올렸다고 밝혔다.
11월에는 정부 주도의 민간육종연구단지가 완공됐다. 종자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정부가 전북 김제에 54.2㏊규모로 첨단 육종시설과 장비·시험포장 등을 조성했고, 20여개 기업이 입주했거나 입주를 앞두고 있다.
한편 국세청이 국내 1위 종자업체인 농우바이오의 해외채종사업에 대해 농업이 아닌 도매업으로 분류해 법인세 200억여원을 부과하면서 업계가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농업회사법인으로 등록된 종자업체가 앞으로 줄줄이 법인세 ‘폭탄’을 맞을 확률이 커 종자산업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농약=농약 사용량 감소추세에 따라 업계의 출하물량도 줄었다. 한국작물보호협회에 따르면 10월 기준 출하량은 1만7167t 으로, 2015년 10월 1만8093t 보다 5t 줄었다. 그러나 고효율약제가 보급되면서 출하금액은 지난해보다 3%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농약 오용사고가 농약에 대한 사회적 지탄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2015년‘농약사이다’ 사건에 이어 올해 ‘농약소주’ 사건으로 인명사고가 발생하면서 정부는 시중에 유통되는 고독성농약을 일제수거, 보상했다. 2015년 11월 모든 종류의 농업용 고독성 농약 유통이 금지됐지만, 농가에 남아있는 물량을 수거하기 위해 정부는 구입당시가격의 2배를 보상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LG화학이 농약업계 시장점유율 1위인 동부팜한농을 인수하면서 농자재업계 전반의 기대감이 커졌다.
◆농기계=농기계시장은 내수와 수출 모두 안팎으로 먹구름이 드리웠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올해 내수시장 규모는 2조3000억원으로 2015년보다4%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수출도 10% 이상 감소한 8억달러 수준으로 잠정 집계됐다.
그러나 ‘2016 대한민국 국제 농기계자재박람회(KIEMSTA·키엠스타)’는 역대 최고 기록을 모두 경신했다. 11월2일 부터 5일 까지 충남 천안 삼거리공원에서 열린 이번 박람회에는 28개국 453개 업체가 참가하면서 볼거리가 가장 많았다. 관람객 또한 외국인 4511명을 포함, 28만1055명이 방문해 상담·계약 건수와 액수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정부가 거품이 끼어있던 농기계판매가격을 적정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 농기계 원가조사 기관지정제(원가조사제)와 가격표시제를 실시한다고 밝히면서 업계가 술렁이기도 했다. 정부는2017년 1월부터 트랙터·이앙기·콤바인 등 주요 대형 농기계 3종에 대해서만 원가조사제를 우선 시행키로 했다. 업계에서는 동양물산기업이 국제종합기계를 인수하면서 국내 첫 농기계 기업의 대형 인수합병(M＆A)이 이뤄졌다. 이로써 두 업체는 매출액 기준 국내 1위업체로 발돋움하게 됐다.
◆면세유=2015년 7월 난방용 면세유가 경유에서 등유로 의무화되면서 올해는 면세유 공급량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올해 총 면세유 공급량은 약 13억ℓ로 2015년 15억3000만ℓ보다 15%줄었다. 특히 올해 경유 공급량은7억3000만ℓ로 2015년 11억3000만ℓ보다 35%나 줄었다. 반면 올해 등유사용량은 4억5000만ℓ로 2015년2억9000만ℓ보다 56%늘어나는 데 그쳤다. 경유 감소폭을 등유공급량이 따라잡지 못하면서 면세유 사용량이 크게 줄었던 것이다.
한편 주유소와 판매소 간 유류거래를 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 내년 7월부터 시행함으로써 전체 연간 1000억원의 농가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또 등유 사용농기계의 시간 계측기 부착면제를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여론조성에도 큰 진전이 있었다
김기홍·김인경 기자
※ 2016년 12월 28일자 농민신문 기사내용 인용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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