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팜한농, 통합보다 '역량강화'

사업분야 차이…안정적 경영위해 자회사 체제 유지

그린바이오분야 경쟁력 높여 수출산업 육성

 

LG화학이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하면서 팜한농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LG화학이 LG생명과학과의 통합으로 레드바이오분야에서의 입지를 강화한 만큼 팜한농과의 통합을 통한 그린바이오분야 경쟁력 제고가 다음 수순이 될 것이란 추측이지만 당분간 팜한농은 현재 체제를 유지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LG화학이 팜한농을 굳이 복잡한 절차를 거쳐 통합할 실익이 낮다고 분석하고 있다. 팜한농은 이미 LG화학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자회사로 실효적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통합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지배구조 차이뿐만 아니라 LG생명과학과 팜한농의 사업분야 성격 차이도 팜한농 통합이 단기간에 이뤄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에 설득력을 실어주고 있다. LG생명과학은 의약을 중심으로 한 레드바이오분야인 반면 팜한농은 농업을 중심으로 한 그린바이오분야다. 두 분야는 많은 재원과 시간 등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유사하지만 수익 창출측면에서는 걸리는 시간과 규모가 다르다. 특히 그린바이오분야는 고수익이나 단기순익 창출과는 거리가 먼 분야여서 통합이 아닌 자회사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보다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할 것이란 해석이다.

하지만 LG화학이 그린바이오분야에 높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팜한농은 최근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연암대와 각각 산학협력을 위한 MOU(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바이오 분야 우수인재 확보에 나섰으며 LG화학도 서울대와 그린바이오분야 연구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 향후 5년간 50여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그린바이오분야 시장의 잠재가능성을 높게 평가, 선도기업으로서 입지를 굳건히 함과 동시에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까지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팜한농은 LG화학과의 통합보다는 체질 개선 등 역량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팜한농은 지난해 LG그룹의 자회사로서 ‘정도경영’의 기치를 내걸고 작물보호제 업계 유통과정에서 이뤄졌던 여러 관행들에 대해 쇄신을 시도했다. 덕분에 매출은 전년대비 감소했지만 순익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올해 사업 목표도 매출기준이 아닌 순익기준으로 설정하고 있다.

팜한농 관계자는 “LG화학과 팜한농의 통합은 현재로서는 실익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팜한농은 LG그룹의 일원으로 정도경영을 통한 경영혁신과 역량강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태 기자  lht0203@aflnews.co.kr

※ 2017년 1월 2일자 농수축산신문 기사내용 인용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