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농약 판매 줄고 관수자재 수요는 급증

 

가뭄이 지속되면서 농자재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비료와 농약은 판매가 감소하는 반면 관수자재는 수요가 급증하는 모양새다.



농협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5월 화학비료 공급량은 39만9000t으로 지난해 같은 때의 44만4000t에 비해 10%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모내기를 못하고, 심은 모가 말라죽으면서 추가시비가 줄어드는 영향 때문이다. 민태권 풍농 개발부장은 “맞춤형비료의 판매가 많이 줄었다”면서 “정부가 벼재배 감축을 추진하는 원인도 있지만 아무래도 가뭄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비료업계는 이달 하순에라도 비가 내려 손실이 어느 정도 만회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조규용 한국비료협회 이사는 “모내기를 못한 곳은 물론이고 모내기를 했더라도 가뭄이 심한 곳은 땅이 말라 있으니 농민들이 비료를 뿌리지 않고 있다”며 “6월 남은 기간의 강수량이 향후 비료 공급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모내기철에 살포하는 이앙전처리제초제 판매가 감소한 것도 눈에 띈다. 경농의 한 관계자는 “모내는 시기를 전후로 일정량의 수도용 제초제 판매가 이뤄지는데 올해는 모내기조차 못하는 지역이 생기면서 판매량이 확연히 감소했다”고 말했다.



가뭄시기에 수요가 증가한다는 농약의 판매도 신통치 않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살균제 판매가 줄었고, 보통 살균제와 함께 살포하는 살충제 판매도 덩달아 줄었다는 것. 동방아그로의 한 관계자는 “배 살균제·살충제의 경우 올해 살포시기가 지났는데 판매량이 현저하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 역시 “가뭄이 심각해 벌레 발생도 오히려 주춤한 상황”이라며 “농약 판매 상황은 비가 내려야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물공급과 관련된 자재업체들은 호기를 맞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농협이 가뭄대책을 추진하면서 양수기 확보에 나서고 밭작물 재배농가들이 호스·스프링클러 등을 많이 찾고 있기 때문이다. 최윤만 농협경제지주 시설자재마케팅팀장은 “살수장비·호스·농업용펌프 등의 공급이 늘고 있다”며 “양수기 등 일부품목은 수요가 급증해 업체가 주문량을 제때 소화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홍경진·김다정 기자

 

<2017년 6월 21일자 농민신문 기사내용 인용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