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비료업계 최대 화두



합성수지 포장 쓰는 비료업체

작년 재활용 분담금 kg당 146원

복합비료 가격의 28%나 차지



비료·사료포장재 폐기물 

회수·재활용 실적 94.5% 달해

'재활용 잘 하는데…이중 부담'



2018년 비료업계의 최대 화두는 무엇일까. 한국비료협회와 유기질비료산업협동조합 모두 ‘EPR(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을 꼽았다. EPR은 ‘폐기물의 재활용 촉진’을 위한 제도인데, 비료포장재는 재활용률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EPR 적용대상에서 비료포장재를 제외해야 한다는 게 비료업계의 논리다. 그래서 올해 EPR을 비료업계 현실에 맞게 조정토록 촉구하겠다는 것. 여기에 한국비료협회는 ‘양분관리제 개선’을, 유기질비료산업협동조합은 ‘비료관리법 개정’을 각각 올해 중점 추진해야 할 과제로 내놨다.



2003년 1월부터 시행 중인 EPR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으로, 제품 생산자들이 제품의 설계에서부터 제조, 유통, 소비, 폐기, 재활용까지 일련의 전 과정을 책임지도록 한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생산자는 ‘한국농수산재활용사업공제조합’에 가입해 재활용 분담금을 납부해야 하는데, 합성수지재질 포장재가 EPR 적용대상이어서 합성수지재질 포장재를 사용하는 비료업체들은 재활용 분담금을 내고 있다.



비료협회와 유기질비료조합이 현행 EPR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이유다. 농촌현실에서 비료포장재 수거가 쉽지 않다는 점, 그럼에도 비료포장재의 재활용률이 높다는 점에서 비료포장재를 EPR 적용대상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조규용 비료협회 이사는 “농업과 농촌상황은 도시와 달리 농기자재 사용과 폐기물 발생은 전국적으로 매우 넓게 분산돼 있기 때문에 농기자재 기업들이 자사 제품을 정부에서 제시하는 높은 의무량만큼 회수하는 것은 어려운 현실이나 높은 재활용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농경연이 2015년에 실시한 ‘농가 호당 폐영농플라스틱 발생량과 미수거량’ 농민조사결과 조사농가 호당 연간 폐영농플라스틱 발생량 920㎏ 중 1.2㎏을 제외한 전량이 발생단계에서 수거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규용 이사는 “한국농수산재활용사업공제조합에서 추진하고 있는 2018년도 비료·사료 분담금 단가 산정을 위한 연구용역 착수보고서 내용에서도 비료·사료포장재의 폐기물 회수·재활용 실적이 94.5%로 높았다”며 “금전상 가치가 높아 시장에서 거래되는 품목은 EPR 대상품목에서 당연히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료포장재의 재활용 분담금도 고려대상이다. 지난해 비료포장재에 부과된 재활용 분담금은 ㎏당 146원이다. 복합비료 20㎏ 가격(1만550원)을 1㎏으로 환산하면 528원으로, ㎏당 분담금 비율이 28%나 된다는 것. 20㎏당 3500원 가량인 유기질비료의 상황은 더 어렵다. 최근 비료업체의 경영이 대부분 힘든 실정에서 재활용 분담금은 부담이 되고 있다는 목소리다.



특히 유기질비료조합은 재활용 분담금 면제기준을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편다. 현재 기준은 ‘연 매출액 10억원’ 또는 ‘포장재의 연간 출고량 4톤’인데, 유기질비료업계에서는 이 두 기준간 격차가 크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유기질비료 포장재 출고량 4톤의 매출액은 1억 4000만원인 반면, 다른 기준인 매출액 10억원을 충족하려면 출고량은 약 34톤이 돼야 한다. 김명곤 유기질비료조합 상무는 “재활용 분담금 면제기준도 다시 따져봐야 한다”면서 “유기질비료는 출고량 4톤이면 매출액으로 1억4000만원이기 때문에 두 기준간 괴리가 크다”고 진단했다. 이는 농경연이 ‘농자재 EPR 적용실태와 정책과제’(2015년)에서 “유기질비료를 기준으로 할 경우 연 매출액 기준 시 출고량 기준을 30톤으로 확대 조정이 필요하다”고 분석한 것과 뜻을 같이하고 있다.



비료업계에서는 올해 EPR 적용대상에서 비료포장재를 제외하는 목소리를 강하게 높여간다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 유기질비료조합의 노상욱 전무도 “재활용을 잘 하고 있는 비료업계에 EPR을 적용하는 것은 이중 부담이 되는 만큼 EPR에서 비료포장재를 제하는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언급했다.



그밖에 비료협회는 ‘양분관리제’도 올해 핵심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환경부의 ‘제2차 물환경관리 기본계획(2016~2025년)’에 따라 2021년에 도입되는 양분관리제가 무기질 비료 감축방안에만 치중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불량퇴비 검사 강화 △친환경적 우량비료에 대한 정부 지원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적정 시비 교육 시행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한, 유기질비료조합은 국회에 계류 중인 ‘비료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 중 ‘비료의 체계적인 검사 및 품질관리’의 권한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위임하는 안에 대한 업계의 걱정도 전할 생각이다. 노상욱 전무는 “유기물질이 살아있는 유기질비료의 특성이 감안되지 않은 채 자칫 검사를 위한 검사로 유기질비료산업이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조영규 기자

 

<2018년 1월 9일자 한국농어민신문 기사내용 인용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