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직불제 확대·개편방안’ 윤곽

쌀·밭 고정직불금 등 농지관리직불로 통합 구상 

환경 보전프로그램도 도입 향후 농업예산 확충이 과제

쌀 과잉생산 막기 위해 전작 유도 변동직불제 검토

 

직접지불제(직불제) 개편방안이 윤곽을 드러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발표한 ‘2018~2022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발전계획’을 통해 ▲직불제의 공익적 기능 강화 ▲농업환경 보전프로그램 도입 ▲쌀 적정 생산 유도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직불제 확대·개편방안을 내놨다. 농식품부는 이를 통해 농민의 소득·경영 안전망을 촘촘히 확충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예산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불제의 공익적 기능 강화=밭 고정 및 조건불리지역 직불금 단가를 단계적으로 인상한다. 올해 밭 고정직불금과 조건불리직불금은 1㏊당 각각 50만원, 60만원(초지 35만원)으로 지난해보다 5만원씩 올랐다.



2020년이면 60만원, 70만원이 될 것으로 예상돼 쌀 고정직불금(100만원)과의 격차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이후 쌀·밭 고정직불금과 조건불리지역 직불금을 ‘농지관리직불’로 통합한다는 게 농식품부의 구상이다.



농가의 상호준수의무는 강화된다. 직불금을 받기 위해서는 ‘농지의 형상과 기능 유지’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여기에 별도의 ‘농약·비료 사용 기준’도 마련해 농민들이 이 조건도 지키도록 한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이를 위해 올해 직불제 개편 로드맵을 수립한 후 2020~2021년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2022년에 개편된 직불제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직불금을 10만원 인상하기 위해선 2600억원가량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향후 농업예산 확충이 급선무다. 인상폭이 너무 적다는 지적도 있다. 노동력이 많이 드는 밭농업의 현실을 감안해 직불금 단가를 쌀 고정직불금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농업환경 보전프로그램 도입 추진=농식품부는 친환경·경관보전·농지관리 직불금 수령 요건에 농업환경 보전프로그램 이행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농업환경 보전프로그램이란 농민이 농사를 지으면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농업환경 보전의무를 말한다. 농업환경 보전의무에는 비료·농약의 적정 사용, 영농·생활 폐기물 수거, 전통농법·농업경관 보전 등이 있다.



농식품부는 올해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3개 정도의 시범마을을 선정해 이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다. 마을과 환경보전협약(5년 단위)을 체결한 지자체는 마을별로 활동 매뉴얼을 보급하고 교육·컨설팅 등을 통해 세부 프로그램의 개발과 이행을 지원한다. 마을의 환경 보전활동 이행 정도에 따라 인센티브도 지급한다.



충남도가 2016~2017년 2개 마을(126농가, 58㏊)을 대상으로 시범 실시한 ‘충남 농업생태환경 프로그램’이 모델이다. 시범사업을 통해 마을은 복합비료·제초제 미사용, 볏짚 환원, 생태둠벙 조성·관리 등 16개 활동을 펼쳤고, 도는 활동 결과를 평가해 10α당 6만~252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여기도 문제는 예산이다. 농업환경 보전프로그램 도입은 농식품부가 2016년 3월 발표한 ‘제4차 친환경농업 육성 5개년 계획’에서 이미 밝혔던 사안이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거의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쌀 변동직불제 개편=쌀 변동직불제는 쌀의 적정 생산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개편된다. 현행 방식의 변동직불금은 쌀 생산과 연계돼 있는 탓에 과잉생산이 유발되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논에 타작물을 재배할 때에도 변동직불금을 지급해 전작을 유도하는 방안(생산비연계형)과 변동직불금 수급농가에 생산조정 의무를 부과해 직접적으로 벼 재배를 감축시키는 방안(생산조절형)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생산비연계형이 가장 유력한 방안이다. 2018~2019년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쌀 생산조정제를 통해 타작물로 전환된 면적이 변동직불금을 받기 위해 다시 벼로 회귀하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쌀 생산조정제로 쌀 수급을 안정시킨 후, 2020년부터 개편된 직불제를 시행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현재 진행 중인 ‘공익형 직불제 확대 개편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이 6월말쯤 마무리되면 이를 토대로 올해 안에 변동직불제 개편안을 확정하고, 2019년에 ‘농업소득의 보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생산조정제를 통해 타작물로 전환한 농가가 쌀농사로 돌아오지 않도록 작부체계 마련 등도 지원할 계획이다.



서륜 기자

 

<2018년 2월 21일자 농민신문 기사내용 인용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