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농포럼서 강연하는 세계 경제 전문가 ‘짐 로저스’

“농업이 미래의 희망…이젠 트랙터 운전에 집중하세요”

세계 농업현황 분석 통해 먹거리 부족문제 등 진단

“인구 고령화·무역 개방으로 세계 농업, 위기 맞았지만 가치 재조명될 수 있을 것”



“항상 사람들이 원하고 궁금해하는 것이 강연 주제입니다.”　



올 1월에도 투자 강연차 중국을 다녀왔다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여전히 농업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하고 있으며, 통화량과 이자율 변동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실제로 <농민신문>이 3월6일 개최하는 미농포럼 특별강연 외에도 3월 중국, 4월 미국, 9월 일본 등에서 농업과 투자 관련 강연이 예정돼 있을 만큼 그의 일정은 빼곡하다. 올초 <블룸버그> 등의 미국 주요 언론들도 로저스 회장의 의견을 빌려 세계 경기를 전망했을 정도. 올해 76세인 노련한 투자가의 발언은 여전히 세계 경제와 산업계에 유의미한 통찰을 던진다.



로저스 회장은 여러 산업 중에서 유독 농업에 큰 관심을 두는 이유로 “지난 30년 동안 전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농업은 사양산업이 됐고, 이를 거꾸로 보면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농업처럼 세계의 농업 역시 무역 개방과 인구 고령화 등으로 사양산업의 길을 걸어왔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농업에 새롭게 진입하는 인력은 턱없이 부족해 장차 그 가치가 재조명받을 거란 예측이다.



그는 “단적인 예로 미국 농민의 평균 연령이 58세에 이르고, 영국에서는 여러 산업 중 농업계가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이고 있다”며 “이 때문에 미국의 대학생들이 농학보다는 홍보 또는 광고 공부에 더 몰리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미농포럼에서 2018년 세계 농업현황에 비춰 조만간 닥쳐올 먹거리 부족문제를 진단하고, 향후 농업이 유망한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겠다는 계획이다.



로저스 회장은 “최근에는 러시아와 함께, 통일이 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국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임금이 낮으면서 훈련된 노동력이 많고, 농산물 수요가 많은 중국과 가까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노동력이나 지리적인 조건으로 볼 때 미래에는 한국 농업이 일본보다 더 경쟁력이 있다”며 “그 이유도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처럼 각국의 농업환경과 기상변화 등에 기반해 세계 농업시장을 예측하는 그의 능력은 이미 ‘동물적인 감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1998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로저스국제상품지수(Rogers International Commodity Index·RICI)’가 그 감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RICI는 세계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농산물과 금속·광물 등 38개 상품을 묶어 가격 변화를 나타내는 지수다. 세계 다수의 투자기업이 이 지수를 참고해 펀드나 금융상품을 만들 정도로 공신력 있는 상품가격지수로 통한다. 매년 지수에 포함되는 상품을 바꾸는데, 2018년에는 ‘경질적색봄밀’을 새로운 상품으로 추가했을 만큼 농산물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마지막으로 로저스 회장은 최근 한국의 청년들이 농업에 점차 관심을 보이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이미 한국에서 수차례 언급했던 발언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농업과 이번 미농포럼에 대한 많은 청년농민들의 관심을 기대했다.



“금융산업은 잊고, 트랙터 운전에 몰두하십시오. 농업이 희망인 이유를 3월6일에 더 들려드리겠습니다.”



김해대 기자

 

<2018년 2월 28일자 농민신문 기사내용 인용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