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소비하는 대부분의 먹거리는 흙에서 생산된다. 먹거리에 대한 신뢰는 흙의 건강에 기초한다. 건강 또는 안전성과 관련해 최근 일기예보도 높은 관심 대상 중 하나다. 일기예보를 보면 미세먼지·오존 농도 등 우리가 마시고 있는 공기가 얼마나 깨끗한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먹거리를 생산하는 토양은 어느 정도 건강한지 궁금해진다. 작물은 흙에 뿌리를 뻗고 그 속에 있는 양분과 물을 흡수한 후 햇볕을 받고 공기를 마시며 자란다. 작물이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뿌리를 내리기 쉽고 충분한 양분과 수분을 공급할 수 있는 건강한 토양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토양은 대부분 화강암이 부서져 생성된 것으로, 양분 함량이 적을 뿐 아니라 양분을 간직하는 힘이 약하며 산성도가 높고 척박한 것이 특징이다. 우리 조상들은 여건이 좋은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토양을 슬기롭게 다루면서 삶을 영위했고, 그 결과로 오늘날의 우리가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인구가 늘어나자 부족한 농지에서 많은 인구를 부양하기 위해 밀식재배를 하게 됐고 비료도 많이 사용하게 됐다. 그러다보니 작물이 연약해져 병해충에 취약해지고 농약 사용을 피하기도 어려워졌다.



현재 우리들이, 또 후손들이 소비할 먹거리의 안전성을 생각하면 토양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건강한 토양을 만들려면 충분한 유기질을 공급해 양분과 수분을 간직하는 힘을 키워주고, 산성화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유익한 미생물이 많은 토양이 되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는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을 통해 유기물 함량을 높이고, 토양개량제 지원사업을 통해 토양산성화를 방지하는 데 힘쓰고 있다. 또 토양검정사업을 통해 흙의 건강을 진단하고 적정량의 비료를 사용하도록 농민들에게 추천해주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토양환경이 많이 개선돼 유기물 함량이나 산성도()) 등 주요 지표의 평균은 적정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토양 보전은 물론 흙 가꾸기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오는 3월11일은 흙의 소중함을 알리고 토양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다짐하는 ‘흙의 날’이다. 흙이 가져다주는 풍요로움과 흙의 소중함을 우리 모두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길 기대해본다.



김수일 (농림축산식품부 농기자재정책팀장)

 

<2018년 2월 28일자 농민신문 기사내용 인용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