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 특별강연

농업, 통일한국의 단초 제공…미래도 밝게 만들 분야 

수십년간 농업 심각한 위기 조만간 농산물 수요가 생산량 넘어서며 가격도 반등할 것 분석

한국농업 개선할 점으론 ‘규모의 영세성’ 꼽아

 

“남북통일은 전세계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일이며, 통일농업은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입니다.”



‘제3회 미농포럼’에서 특별강연을 맡은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북한의 변화에 주목하면서 통일농업에 투자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한의 자본과 기술에 북한의 잘 훈련된 노동력이 결합할 통일농업은 여러분에게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제 나이가 35세라면 당장 한국에서 농지를 구입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로저스 회장의 강의는 고령의 나이(76세)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막힘이 없었다. 통일한국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는 ‘익사이팅(Exciting·흥미로운)’ ‘어트랙티브(Attractive·매력적인)’라는 수식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청중을 사로잡았다. 그는 “일본은 남북한이 통일되는 것을 반대한다”며 “통일된 한국을 자신들이 따라잡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통일한국은 8000만명에 이르는 인구와 세계 최고의 근면성,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 등으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며 “농업은 통일한국의 단초를 제공하는 차원에 머물지 않고 (통일한국의) 미래를 밝게 만들 분야”라고 역설했다.



로저스 회장은 농업을 ‘위기(危機)’란 단어에 빗대 “지금은 농업이 위험(危險)에 처했지만, 한편으론 이런 상황이 기회(機會)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회요인으로 ‘바닥론’을 거론했다. 그는 1998년부터 자신이 직접 운용 중인 ‘로저스국제상품지수(RICI)’를 보여주며 “최근 20년 동안 농산물지수가 38%나 떨어질 정도로 농업이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지만, 그렇다고 사람들이 음식도 의복도 없이 지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농산물 수요량이 생산량을 넘어서면서 농산물 가격도 반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미 국제적으로 곡물비축량이 줄면서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 농민들은 호황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주식중개인은 택시를 몰고, 현명한 농민은 람보르기니(이탈리아에서 생산하는 고가의 스포츠카)를 타게 될 것’이라고 한 예전의 언론 인터뷰를 상기시키면서 젊은이들에게 “농업에 뛰어들라”고 조언했다. 그는 “일본은 농민 평균 연령이 66세에 이르고 영국에선 농업분야의 자살률이 가장 높을 정도로 어렵고 힘든 상황이지만, 한편으론 농민이 부족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인트랙터 같은 자동화 기술이 농업에 호재가 될 수 있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똑똑한 젊은 농민이 많이 필요하다”며 “10~20년 뒤면 농업은 세계 최고의 산업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로저스 회장은 한국농업이 개선해야 할 점으로 ‘규모의 영세성’을 꼽았다. 그는 “한국의 농가별 평균 경작규모가 1.2㏊에 불과한데 어떻게 5000㏊에 이르는 호주·캐나다 농가와 경쟁하겠느냐”고 반문한 뒤 “그렇지만 진취적이면서 똑똑한 선도 농가들이 경작규모를 확대한다면 분명 성공 기회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로저스 회장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전략’이 500년 전의 신대륙 발견, 200년 전의 철도 출현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사건이라고 의미 부여한 뒤 “남한과 중국을 연결할 통로가 북한 때문에 막혀 있는데, 한국이 일대일로 전략의 수혜를 받으려면 이 길을 뚫는 노력(통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민신문 특별취재팀

 

<2018년 3월 7일자 농민신문 기사내용 인용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