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의 기능·가치, 작물생산 등 무궁무진 ‘흙·농산물·국민건강’ 삼각체계 홍보를

 

흙의 가치는 엄청나다. 작물생산, 자원순환, 양분공급, 수자원 함양, 탄소저장, 생물 다양성 등 흙처럼 무궁무진한 가치를 지닌 물질도 드물다. 농촌진흥청이 우리나라 토양의 환경적 가치를 평가한 결과에서도 흙의 가치를 알 수 있다. 전국의 농경지가 한해 동안 팔당댐 16개 크기의 물을 저장하고, 지리산 국립공원 171개만큼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기능이 있다니 흙의 가치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농경문화의 핵심인 흙의 중요성은 동서고금 곳곳에 나타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은 흙을 만물의 어머니라며 복룡간(伏龍肝·아궁이 밑 오래된 흙) 등 여러 종류의 흙이 치료에 쓰이는 사례를 기록해 놓았다.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스몰리는 인류에게 닥칠 다섯가지 문제로 ‘에너지·물·식량·환경·빈곤’을 들면서 이 모두가 흙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문제 해결에 흙의 관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도시화·산업화에 밀려 흙의 중요성은 그 가치만큼 확산되지 않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서 농협과 <농민신문>은 흙의 가치를 확산하는 데 앞장서오고 있다. 농협은 1996년 흙 살리기 운동을 선포하고 본지와 흙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행사를 해왔다. 농진청도 ‘흙토람’이란 토양환경 정보시스템을 갖추고 흙을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흙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돼 올해 3회를 맞았다. 3월11일을 흙의 날로 정한 데에는 농경문화가 응축돼 있다. 3월은 뿌리고, 기르고, 수확한다는 의미가 있고, 11일은 흙 토(土)자를 풀어쓰면 열 십(十)자와 한 일(一)자가 된다.



흙의 날을 계기로 흙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고 실천돼야 한다. 흙을 오염시키는 행위에는 규제를 강화하고 흙 살리기에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흙 관련 연구도 확대해 흙 살리기가 지구온난화 예방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 모든 생명의 근원인 흙의 공익적 가치를 더 많은 국민이 알도록 홍보해나가야 한다.



건강한 흙에서 건강한 농산물이 생산되고, 건강한 농산물은 국민건강에 이바지한다는 ‘흙·농산물·국민건강’의 삼각체계를 정립해 캠페인을 벌이는 것도 방법이다. 인간은 흙에서 살다 흙으로 돌아간다.

 

<2018년 3월 12일자 농민신문 사설내용 인용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