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한 대체작목이 없어서…” 

“쌀값 내년까지 오른다는데…”

 

쌀 생산조정제에 대한 농가 참여율이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신청을 받기 시작한 지 2개월 가까이 됐지만, 13일 현재 참여면적은 8868㏊로 목표(5만㏊) 대비 17.7%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기한인 4월20일까지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게 대다수 전문가의 의견이다.



농가가 쌀 생산조정제에 참여하지 않는 주된 이유로는 벼를 대신할 마땅한 대체작목이 없다는 점이 우선 꼽힌다. 14만2148㎡(4만3000평) 규모로 벼농사를 짓는 임채고씨(52·충남 서천군 화양면 와초리)는 “논에 타작물을 심는다고 해봤자 현실적으로 벼농사보다 경제성이 낮고, 정부에서 논콩 재배를 장려하지만 파종과 수확에 필요한 농기계 구입 부담이 커 제도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쌀 전업농가인 김형섭씨(58·전북 부안군 상서면 가오리)도 “벼 재배농가는 주로 고령농들인데, 이들은 한평생 지어온 작목을 다른 것으로 전환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면서 “더욱이 2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생산조정제에 참여하려고 타작물 재배라는 모험에 뛰어드는 농가가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쌀값이 상승세에 있다는 점도 참여를 꺼리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조성명 충남 당진 우강농협 전무는 “대다수 농가들이 2019년까지 쌀값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심리를 갖고 있어 애초 생산조정제에 참여할 의사를 보였던 농가들도 벼농사 쪽으로 다시 돌아섰다”고 밝혔다. 농민 김도중씨(55·경북 고령군 대가야읍 본관리)도 “쌀 생산조정제 지원단가가 1㏊당 평균 340만원에 불과한데, 쌀값 상승기에 이 정도의 지원으로 생산조정제 참여를 희망하겠느냐”며 “지원단가를 대폭 인상해야 쌀농가들의 참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쌀 생산조정제에 대한 홍보가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부관홍 전남 나주 남평농협 상무는 “조합원 가운데 쌀 생산조정제 시행을 모르는 이가 상당수”라며 “생산조정제가 가져다줄 이익을 어떻게 하면 널리 알릴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쌀농가인 윤기홍씨(65·경북 상주시 성동동)도 “쌀 생산조정제 참여를 늘리려면 이 제도에 대한 대농민 홍보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광동, 김윤석, 이문수, 남우균, 김재욱 기자

 

<2018년 3월 16일자 농민신문 기사내용 인용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