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화학비료 값 어떻게… = 
하락 ‘공감’…인하폭 ‘엇갈린 시각’

“내년에 비료값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농민들은 가을 수확이 끝난 논을 보며 “그동안 화학비료값이 크게 올라 마음고생이 컸다”면서 내년도 비료값 기상도를 궁금해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내년도 화학비료값은 맞춤형 비료 도입과 환율 안정 등의 영향으로 올해보다 인하될 것이라는 데 정부와 비료업계가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다.

◆비료값 얼마나 내릴까=농림수산식품부는 내년의 비료값이 25％ 정도 인하될 것으로 예상한다. 농식품부는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 원자재값과 환율 안정, 맞춤형 비료 공급 확대, 올해 미반영된 가격 하락분의 반영 등을 든다.

즉, 염화가리 등 화학비료 제조원료의 내년 가격이 올 4·4분기 전망치를 고려할 때 안정세가 예상되는데다 환율도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여기에 현재 〈21(질소·N)-17(인산·P)-17(칼리·K)〉 등 고성분 복합비료가 주력 제품인 시장에서 내년에는 〈16-10-8〉 등 저성분 맞춤형 비료의 공급이 확대되면서 제조원가가 내려갈 것이라는 점도 근거로 든다. 

실제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 등이 설계한 전국 맞춤형 화학비료 31종 가운데 밑거름용의 경우 〈16-10-8〉이 적합한 면적이 22만여㏊로 가장 많고, 〈19-10-8〉이 17만㏊에 이르는 등 저성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또 비료업체들이 원자재를 올 초 가격이 높을 때 다량으로 구입, 이 재고물량으로 인해 비료값을 많이 못 내리는 등 올해 미반영된 하락분도 내년 인하요소로 본다.

이에 대해 화학비료업계는 내년 비료값이 일정 수준 인하될 것으로 보면서도 농식품부 예상치보다는 인하폭이 적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이는 지난해 높은 가격에 구입한 인광석 등 원재료의 재고량이 남아 있고, 비싼 원료로 만든 화학비료 완제품 재고량도 많아 제조원가 이하로 내리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비료업체의 한 관계자는 “맞춤형 비료 도입으로 성분 함량이 고성분에서 저성분으로 전환됨에 따라 일정 부분 값이 내리겠지만, 하락폭은 농식품부 전망보다 더 적은 10％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맞춤형 비료 보조 예산 확대를=이 같은 비료값 전망은 내년도 화학비료 가격보조 예산이 줄면서 농가 부담분이 어떻게 될 것인가와 연계돼 있어 관심사다.

농식품부는 내년부터 도입되는 맞춤형 비료의 농가 부담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 되도록 지원단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맞춤형 비료 20㎏들이 한포대당 제조단가는 1만3,920원 수준으로 보고, 1,800원씩을 보조해 농가 부담은 1만2,120원으로 올해보다 오히려 30원 정도 적은 수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화학비료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 원재료값이 요동칠 경우 맞춤형 비료 제조원가는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농가 부담은 농식품부 예상보다 더 늘어날 우려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편성한 맞춤형 비료 보조예산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맞춤형 비료 보조예산은 모두 631억원으로 올해 화학비료 인상차액 보조예산 1,508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김진범 농민연합 집행위원장은 “맞춤형 비료 정책은 농민 예산 삭감정책”이라며 “화학비료 보조금을 정부가 편성한 금액보다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순 기자 jongsl@nongmin.com 

< 농민신문 2009/10/23일자 기사내용 인용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