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 유통현황과 개선방안 세미나/주제발표] 비료산업 당면문제와 발전 방향 
  
 
  박기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 
 
수출지향적 친환경비료 산업화 시급


　비료 생산량은 계속 감소하고 있음에도 생산능력은 400만t 안팎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동률은 1990년 93%에서 2010년은 66%로 크게 하락했다.

　비료 공급체계는 변했다. 농협이 위촉비료를 정부대행기관으로서 농가에 공급한 이래 판매자율화 이후인 현재까지 비료 유통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비료의 경우 정부보조가 있어 농협이 비료공급을 독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농협중앙회의 비료 인수가격 결정방식은 경쟁입찰 또는 수의시담의 방법을 통해 비료제조업체로부터 비료를 구매하는 것이다. 일반 화학비료는 농협중앙회가 비료제조업체로부터 원재료 가격, 비용, 임금 등의 자료를 제공받아 이를 토대로 기초원가를 산정한다.

　농협중앙회의 최저단가 입찰방식으로 인해 비료 인수가격 상승률이 억제된다. 비료 원자재 가격 상승률 대비 비료 인수가격 상승률이 낮아 20% 포인트 안팎의 가격인하 효과도 발생한다.

　2010년부터는 비료가격 보조정책이 맞춤형 비료 지원으로 전환됐고, 농협중앙회의 비료경쟁입찰물량도 확대됐다. 경쟁입찰물량의 비중은 2009년 51%에서 2010년은 95%, 2011년은 86%로 늘었다.

　비료제조업체의 수익성은 최근 악화되고 있고, 소비량의 지속적인 감소로 내수시장도 위축될 전망이다. 여기에 비료생산을 위한 수입 원자재 의존도가 높아 국제 원자재가격 급등시 안정적 원자재 확보 곤란 및 국내 비료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 감소도 우려된다.

　농협이 비료 공급에 대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유통 비효율성 개선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가 있으나 지나친 독점구조로 물류효율화의 부담을 비료회사가 아닌 농협이 부담하고 있다. 최저단가 입찰방식을 통한 비료구매로 판매가격 상승 억제에 따른 농가부담을 최소화하는 데는 기여했으나 가동률 제고를 위한 업체간의 지나친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 출혈적인 입찰 참가는 비료업체의 부실화와 비료 공급 차질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농후하다.

　또 현행 입찰방식은 최저가격업체를 선정하게 돼 비종별 농업인의 선호도 반영이 미흡하다. 더구나 경쟁입찰시기가 빨라 낙찰 당시의 원자재 가격이 제조시에 크게 상승할 경우 대처가 곤란하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현단계에 처한 경영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저가 입찰로 참가하는 비료제조업체가 주요 원인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 비료업체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적자가 전망된다. 이는 비료산업을 둘러싼 여건 악화로 국내 비료산업의 기반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비료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수출지향적 친환경비료 산업화로 비전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수출 증대를 통한 새로운 수요 창출 ▲업체의 경영효율화 ▲비료 공급제도의 면밀한 진단 등이 필요하다. 우선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수출대상국 시장조사와 수출국에 적합한 비료생산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고, 친환경농업면적 확대에 따라 친환경비료 생산 증대로 친환경 지향 비료산업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원자재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선물거래를 통한 원자재가격 위험관리 및 안정성 제고도 중요하다.

　또한 가동률 향상을 위한 업체간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현 단계의 비료업체 경영상황과 국제 원자재가격 전망 등을 통해 적정 수준의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의 자발적 자정노력이 중요하다. 정부, 업계, 학계, 농업인 등 관계자들의 협의로 공급체계를 진단하고, 각 비료업체는 최적의 생산규모와 가장 경쟁력 있는 비종개발 등 경영합리화로 안정적 성장을 도모해 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비료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지원이 부족한 것이 현실인 만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부의 지원체계 구축도 중요하다.

　이종순 기자 jongsl@nongmin.com 


< 농민신문 2011/09/07일자 기사내용 인용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