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 왜 남해화학 인수했나 
  
  
 
  1998년 농협은 한국종합화학이 보유하고 있던 남해화학 지분 45%를 인수해 남해화학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농민신문 자료사진 
 

비료 안정공급 꼭 필요했다


　농협의 남해화학 인수는 1988년 비료판매 자유화가 발단이 됐다.

　정부가 독점해 농협에 대행시켜 온 비료판매가 자유화된 이후 비료시장을 선점하려는 민간기업의 경쟁이 뜨거웠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재벌기업이 농협에 비료납품을 거부하는 사태마저 빚어졌다. 비료파동을 예견하고 무기로 삼는 전략이었다. 당시 농협중앙회장이 직접 나서 재벌기업을 설득했으나 먹혀들지 않았다. 결국 정부 소유의 남해화학 생산라인을 100% 넘게 가동해 비료파동을 막았지만, 1989년 봄은 하루하루가 비료 비상이었다.

　이때부터 농협은 국내 최대이자 생산성이 가장 높았던 비료생산회사인 남해화학에 관심을 표명한다. 농가들을 위해 안정적인 비료 공급라인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당시 남해화학은 정부투자기관인 한국종합화학이 75%, 미국 아그리코사가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때마침 정부가 아그리코사 지분을 국내회사에 민영화한다는 방침을 세웠고, 1990년 2월 농림수산부 업무보고 때 대통령이 농협의 지분인수를 지시한다.

　당시 실무자들은 “농민들의 대표단체인 농협이 남해화학 지분을 인수토록 함으로써 농가의 가장 중요한 자재인 비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기여토록 해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주문이었다”고 증언한다.

　농협은 그 즉시 인수기획단을 출범시켰고, 우여곡절 끝에 1990년 7월 아그리코사의 보유지분 25%를 인수한다. 농협으로서는 최초의 대규모 출자였고, 비록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는 못했으나 감사선임권을 얻게 된다.

　1998년엔 한국종합화학이 보유한 남해화학 주식의 45%를 인수함에 따라 농협이 남해화학의 경영권을 확보한다.

　현재 농협은 자본금 278억2,000만원으로 남해화학 주식의 56%를 보유하고 있고, 남해화학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1,358억여원에 이른다. 농협은 남해화학을 인수한 이후 원자재값 급등에도 불구하고 가격인상폭을 최소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화학비료 구입에 따른 농가들의 영농비 부담을 경감시키는 데 노력하고 있다.

　남우균 기자 


< 2011년 11월 30일 농민신문 기사내용 인용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