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입액 350억달러 넘어설 듯 국내 생산 기반·체계 정비 시급

 

2017년 농식품 수입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한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농식품 수입액은 322억9356만달러로 전년보다 9% 늘어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올 1~2월에도 농식품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늘었다. 이에 올해 농식품 수입액이 35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입액 350억달러(약 37조5500억원)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추정한 2017년 농업총생산액 48조5880억원의 77.3%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농식품 수입이 봇물 터지듯 들어오는 것은 무엇보다 시장개방이 확대된 결과다. 우리나라는 2004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50여개국과 FTA를 체결하며 시장개방을 확대해왔다. 2015년 쌀마저 관세화되면서 사실상 모든 농식품의 시장개방이 이뤄진 상태다.



이로 말미암은 농업피해는 현재진행형이다. 이달부터 무관세로 들어오는 미국산 오렌지를 비롯해 포도·키위·체리·바나나 등 외국산 과일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들어와 국내 과수산업 지형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쇠고기·돼지고기·유제품 등 축산물과 냉동고추 같은 양념류 수입 증가는 국내 생산기반을 점점 옥죄고 있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한·미 FTA 개정협상 등 FTA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데다 기존 FTA로 해마다 관세가 낮아지거나 없어지는 품목이 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소비자들의 수입 농식품에 대한 거부감도 갈수록 옅어지고 있다.



두가지가 시급하다. 하나는 국내 생산기반을 다지고 유지하는 일이다. 수입에 따른 품목별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대책을 정비해야 한다. 안으로는 까다로운 FTA 직접지불제 발동요건을 완화하고, 밖으로는 대외협상을 통해 농산물 세이프가드(ASG·긴급수입제한조치) 등을 손보는 식의 대책이 필요하다. 또 하나는 국내시장에서 수입 농산물과 경쟁해 이길 수 있도록 생산체계를 바꾸는 일이다. 중소과·단맛 등 소비자들이 왜 수입 농식품을 선호하는지 찾아내 생산에 반영해야 한다.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 더 힘써야 한다. 소비자를 감동시켜야 농민이 산다. 보고만 있을 일이 아니다.

 

<2018년 3월 26일자 농민신문 사설내용 인용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