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기온 ‘상승’…농작물 주산지 ‘북상’ 

통계청, 사과·복숭아·포도 등 북부로 확산세 뚜렷

21세기말엔 재배 가능지역 급감…종합대책 절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국내 농작물 주산지가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같은 변화에 따라 농업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통계청은 10일 ‘기후변화에 따른 농작물 주산지 이동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1970년부터 2015년까지의 작물별 재배면적과 기후변화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 농작물의 생산지역은 기온상승과 함께 북쪽으로 확대됐다. 먼저 사과·복숭아·포도는 경북에서 충북·강원 등으로 주산지 범위가 넓어졌다. 기존 주산지에서도 여전히 재배되고 있지만, 과거엔 생산되지 않던 지역까지 북상해 재배 가능지역이 늘어난 것이다.



단감은 남해안에서 남부권의 동·서해안까지 주산지가 확대됐다. 인삼은 충북·충남권을 넘어 경기·강원권까지 재배가 늘었다. 감귤의 경우 제주를 중심으로 한 주산지 체제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2000년 이후 경기·충남의 일부 지역에서도 감귤을 재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사과·복숭아·포도·인삼의 재배 가능지역은 점차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21세기말에 접어들면 사과는 일부 강원지역에서만, 복숭아도 영동·전북 일부 산간지역에서만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삼 재배 가능지역도 강원 일부와 내륙 산간지역으로 축소되고, 포도는 고품질로 재배할 수 있는 면적이 2020년대부터 급감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단감과 감귤은 재배 가능지역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남부권에 한정돼 있는 재배 한계선이 북상하면서 단감은 산간을 제외한 중부 내륙까지, 감귤은 강원 해안지역과 제주 중산간지대까지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농작물 주산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함께 주문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는 이상기후 등 자연재해에 따른 농업분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농업재해 종합대책 수립을 요청했고, 농촌진흥청에는 주요 작물의 재배 가능지역이 변동함에 따라 발생할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이현진 기자

 

<2018년 4월 13일자 농민신문 기사내용 인용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