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농가경제조사 결과 

농협 영농자재값 인하 ‘효과’ 전년보다 2.8% ↑…3824만원 

수입 농축산물 증가 등 영향 농업소득은 1004만원 그쳐 

1000만원선 붕괴 초읽기 





농가소득이 경영비 감소 등에 힘입어 1년 만에 반등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사료·비료·농약 등 영농자재 가격 인하로 경영비가 줄고 농외소득이 늘면서 농가소득이 반등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7년 농가 및 어가 경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 평균소득은 3823만9000원으로 2016년(3719만7000원)보다 2.8% 올랐다. 2016년에는 쌀값 하락 등의 영향으로 농가소득이 2015년(3721만5000원)보다 떨어졌었다.



하지만 지난해는 농가당 경영비가 2053만3000원으로 2016년(2121만1000원)보다 3.2% 줄고, 농촌관광 확대 등으로 농외소득이 늘면서 농가소득이 반등했다. 농가경영비 감소는 2017년부터 농협이 추진하고 있는 영농자재 가격 인하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항목별로는 사료값 인하 등으로 사료대가 16.1% 줄었고 비료대와 농약대도 각각 7.6%, 0.8% 감소했다.



문제는 농업소득이다. 농가당 평균 농업소득은 2016년(1006만8000원)에 견줘 0.2% 감소한 1004만7000원에 머물렀다. 농산물 가격 하락과 가축질병 등으로 농축산물 판매소득이 줄면서 2015년(1125만7000원) 이후 2년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농업소득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추정치보다 9.5%나 낮아 충격이 더 크다. 올초 열린 ‘2018 농업전망’에서 농경연은 2017년 농업소득을 2016년에 비해 10.3% 증가한 1110만1000원으로 추정한 바 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증가는커녕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한 것이다. 농업소득은 1994년 처음 1000만원을 넘어 1032만5000원을 기록한 이후 2004년과 2006년 1200만원대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23년째 1000만원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농업소득이 뒷걸음질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장개방 확대로 인한 농축산물의 수입 증가 때문이다. 미국·유럽연합(EU) 등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의 관세 감축 효과가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면서 농축산물 수입액도 함께 늘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해의 경우 한우값 하락에 따른 축산분야 수입 감소와 채소·과일·화훼 등의 가격 약세도 농업소득에 악영향을 줬다. 실제 2017년 축산물 판매수입은 2016년에 비해 12.9%나 감소했고, 화훼(-13.4%)·채소(-5%)·과일(-4.3%) 판매수입도 줄줄이 쪼그라들었다.



올해 농업소득은 자칫 2012년(912만7000원) 이후 6년 만에 1000만원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농경연은 당초 2022년에 1000만원선이 붕괴될 것으로 봤지만 2017년 농업소득이 당초 추정치보다 크게 감소하면서 1000만원 붕괴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농경연이 농업전망대회에서 밝힌 2017년 대비 2018년 농업소득 감소율 추정치(-8.7%)를 단순 적용하면 올해 농업소득은 917만2900원까지 떨어진다. 올라가도 시원치 않을 농업소득이 수십년 전 수준으로 후퇴하는 셈이다.

 



서륜 기자

 

<2018년 4월 25일자 농민신문 기사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