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8일, 마늘 주산지인 경남 창녕의 마늘밭 곳곳에선 10여명씩 승합차에서 내리는 인력이 수시로 목격됐다. 인근 부산과 경남 진주 등에서 마늘 수확을 위해 데려온 사람들이다. ‘인력 전쟁’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6월 한달 동안 마늘 수확을 위해 창녕에 유입되는 인력만 1000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들의 하루 인건비는 9만원. 박병수 창녕농협 팀장은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으면 수확을 서둘러야 해서 인건비가 1만~2만원 뛴다”고 말했다.

2017년 기준 정부가 집계한 마늘 수확작업의 기계화율은 31%. 그러나 현장에서 체감하는 기계화율은 20%도 안 된다고 농민들은 입을 모았다. 일반적으로 마늘 수확작업은 4단계다. 마늘을 뽑기 좋게 하는 흙 뒤집기와 줄기 뽑기, 줄기 절단, 망 담기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중 기계화가 된 건 흙을 뒤집어주는 작업뿐 나머지는 모두 사람 몫이다.



당연히 농가는 인건비 부담에 허덕인다. 한 마늘 재배농가의 사례를 보자. 3966㎡(약 1200평)의 밭에서 줄기를 뽑는데만 10명의 인력이 이틀 동안 작업해야 한다. 180만원의 인건비가 나간다. 줄기 자르고 망에 담는 작업은 한망(20㎏들이)당 1600원씩 쳐준다. 1200평에서 평균 150망(3000㎏)이 생산되므로 약 24만원이 들어간다. 여기에 가을철 마늘 파종에도 10명의 인력이 투입돼 90만원의 비용이 추가된다. 한해에 인건비로만 약 300만원이 나가는 셈이다.

성홍경씨(72·대지면)는 “지난해 20㎏ 한망당 평균 7만원을 받아 1000만원 남짓 매출을 올렸는데 이중 3분의 1이 인건비로 나갔다”며 “기계화가 안되면 영세농들은 살길이 없다”고 말했다.

성이경 창녕농협 조합장도 “인건비는 매년 오르는데 수확작업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며 “정부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기계를 개발·개량하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해대 기자

 

 

<2018년 6월 4일자 농민신문 기사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