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이제 정부의 농산물 수급안정 대책도 바꿔놓고 있다. 정부는 양파와 마늘 수급 및 가격안정 대책의 하나로 실시 중인 양파의 사전 면적조절을 5월28일 오후 4시부터 48시간 동안 일시 중단했다고 한다. 예상치 못한 기후변화가 발생한 만큼 중만생종 양파의 작황을 정확하게 조사한 후 사전 면적조절을 재개해야 한다는 산지의 목소리 때문이었다. 애초 예상과 달리 중만생종 양파의 작황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파가 예상했던 물량보다 10만t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당초 중만생종 양파 생산량은 재배면적이 크게 늘어 평년보다 23% 증가한 134만9000t으로 전망됐다. 마늘도 재배면적 증가로 평년보다 13% 많은 35만2000t 수준으로 전망됐다. 이런 전망으로 중만생종 양파와 마늘이 본격 출하되는 6월 이후 가격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4월30일 사전 면적조절, 시장격리와 소비확대, 수매비축 등으로 초과 공급량을 흡수해 시장안정화를 꾀한다는 ‘중만생종 양파와 마늘 수급 및 가격안정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양파의 구 비대가 이뤄지는 5월에 잦은 비와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떨어지는 극심한 기후변화로 생육장해가 발생했다. 또 노균병과 잎마름병 등 병해도 생겨 작황이 저조한 실정이다. 수확량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품질관리도 비상이다. 생육장해로 중만생종 양파의 상품(上品) 생산비율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 따라서 중만생종 양파와 마늘의 예상 생산량을 면밀하게 다시 조사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지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필요하다면 기존 대책을 조정해야 한다. 특히 저품위 양파가 시장에 유통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도 요구된다. 수출도 국내 상황을 봐가며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피해가 발생한 지역에는 경영비 지원 등 피부에 와닿는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농가들과 지자체의 요구에도 귀 기울이기 바란다. 통계와 관측정보의 정확도를 높여 현장에 제공함으로써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지게 해야 한다. 중앙주산지협의회도 활성화해 사전 대응을 강화해나가야 한다. 예기치 못한 기상이변은 관리가 힘들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농작물 수급변화는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2018년 6월 4일자 농민신문 기사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