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7년 농가경제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가의 평균소득은 3823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2016년에는 전년 대비 농가소득 증가율이 0%를 기록했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어서 우선은 다행스럽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농가소득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농업소득은 오히려 0.2% 감소하고, 농외소득이 6.7% 증가함에 따라 농가소득이 오른 것이기 때문이다. 농업수입 중 농작물 수입과 축산 수입은 각각 1.3%, 12.9% 감소했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나라의 농가소득 기반이 취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몇년 안에 농가가구수는 100만가구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도 큰 문제다. 통계청의 ‘2017 농림어업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가인구 중 65세 이상 비율은 42.5%로, 전국 고령인구 비율(13.8%)보다 3배 이상 높다. 아직도 경지규모가 1㏊ 미만인 영세농가의 비중이 약 70%에 달하는 것 역시 한계요인으로 꼽힌다. 이밖에 수시로 발생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등 가축 전염병도 농가소득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농촌에서의 경제활동인구 감소와 노인인구 증가 추세를 전환하기란 쉽지 않겠으나, 농업·농촌·농민이 지속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미래농업은 더이상 노동집약적인 산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열정을 가진 젊은 청년들이 농업분야로 유입돼 4차산업혁명 시대의 농업을 선도할 수 있다. 또 농업생산량 증대를 위해서는 일정 경지면적 확보가 중요하지만, 현재 24% 수준에 불과한 곡물자급률은 경지면적 부족이 근본원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식량안보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 농정의 핵심이라 할 쌀문제도 반드시 풀어야 한다. 공공비축미 수매 등 현재의 수급조절 정책은 지속가능한 모델이 아니다. 농산물시장이 대외적으로 완전히 개방된 상황에서 쌀도 그에 걸맞은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우리나라의 상당수 농산물이 수출되는 것은 생산 효율성과 원가 경쟁력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쌀 역시 완전 기계화가 가능한 경쟁력이 있는 경지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생산지원 정책을 펼쳐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물밀듯 들어오는 외국 농산물에 맞서 우리농산물을 지켜내기 위한 노력도 요구된다. 최근 소위 ‘먹방’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웰빙 바람은 국내 농산물에 반드시 불리한 흐름만은 아니다. 햄버거·피자·빵 등으로 대표되는 밀가루 기반 식품들은 대량생산·대량소비 시대에는 적합했지만, 세분화·고급화되고 있는 우리 입맛에는 친환경·고품격이면서 우리 몸에 잘 맞는 우리농산물이 훨씬 더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농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가 녹록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농업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농림식품산업과 전후방 연관 관련 산업의 부가가치 및 종사자수에 관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농식품업 관련 부가가치는 우리나라 경제 전체(1355조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130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국민 계정상의 농림어업 자체 생산 부가가치(29조원)와 비교할 때 매우 큰 규모이다. 종사자수도 477만명으로 전체 종사자(2357만명)의 2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생산 비중이 감소하고 있지만 농업생산의 국민경제적 중요성은 여전히 크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정부와 학계가 머리를 맞대고 농업생산을 중심으로 농가소득이 증대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2018년 6월 4일자 농민신문 기사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