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 삼일회계법인 남북투자지원센터장 강연

 

 



북한 농업을 개혁하기 위해선 장마당(북한식 시장) 등 기존의 공급망을 활용해 농산물과 농자재 유통망을 새롭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태호 삼일회계법인 남북투자지원센터장은 최근 농협중앙회가 개최한 지식경영아카데미에서 ‘북한의 인프라와 농업’이라는 강연을 통해 “북한에서 시장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농민이 경제적으로 최하층민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협동농장의 책임경영과 자율처분권이 확대됐지만 필수 농자재를 조달하는 시스템은 여전히 미흡하다”며 “이 문제는 400곳이 넘는 장마당을 활용해 공급체계를 개선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북한 투자 관련 종합컨설팅 업무를 수행하는 남북 경제협력 전문가로 손꼽힌다.



북한의 농산물 유통ㆍ물류 시스템을 구축할 때는 열악한 교통망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 또한 나왔다. 이 센터장은 “북한 고속도로와 일반도로의 전체 길이는 남한의 10∼20％대에 불과하고 고속도로를 뺀 일반도로 포장률도 10％ 미만이며 간선도로 대부분이 왕복 2차선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철도의 전체 길이는 우리의 1.3배에 이르지만 98％가 단선”이라며 “레일 등 기반시설이 낡고 신호기 같은 부대설비가 구식화돼 운행속도가 시속 30㎞ 수준으로 매우 느리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인도적인 지원보다는 농업협력에 더 관심이 높아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 센터장은 “북한은 축산개발, 온실 채소재배, 버섯재배, 농식품 가공, 우량종자 생산, 과학영농 등에 관심이 많다”며 “이러한 관심분야에서 농업협력이 우선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임현우 기자

 

 

<2018년 6월 11일자 농민신문 기사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