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업계 “정부, 북한 농기계 현황 파악에 나서야” 

비료업계 “北에 비료 30만t 공급하면 식량 130만t 증산 기여” 

작물보호업계, 재배작목·약제 재고여부 등 조사 필요성 강조 

친환경농자재업계, 유기농자재 공동생산단지 구축 제안





남북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협력은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는 북한 사정을 감안해 농업부문에서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북한은 농자재 부족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농자재업계에서는 최근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간담회를 여는 등 관련 정보 파악과 의견수렴에 분주하다.



◆농기계분야=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은 6월19일 ‘남북 농기계교류협력 추진방안 좌담회’를 열고 향후 북한 진출 가능성을 논의했다. 업계의 요구를 종합해 조만간 농림축산식품부에 정식으로 의견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일단 업계는 대북 농기계 교류에 5단계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북한의 농기계 현황을 정식으로 파악해 필요한 기계 선정, 현지 맞춤형 농기계 개발, 사후관리(AS)체계 구축, 농기계 전용 공단 설립, 테스트 베드 운용 순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업계는 북한 농기계 현황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2008년 이후 남북 농기계 교류가 단절되면서 값싼 중국 농기계가 그 자리를 대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서다.

농기계 공급 방식을 ‘인도적 지원’에 맞출지, ‘투자’ 형태로 가져갈지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규홍 전북대 농생명융합과 교수는 “북한 경제가 개방되면 중국·일본도 대북 농기계 지원과 투자제안을 할 것”이라며 “남북 신뢰구축을 위해 농기계 공동 개발·생산 형태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료·농약분야=한국비료협회는 6월말 ‘대북 무기질비료 지원방안 자료’를 각 언론사에 제공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북한의 비료부족분은 100만t 정도로 추정된다. 아울러 한국이 무기질비료 30만t을 공급하면 벼와 옥수수 약 130만t 증산에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에서 30만t의 무기질비료를 공급하려면 최소 60일 정도의 준비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비료협회 관계자는 “이러한 분석은 기존의 정보를 바탕으로 예측한 것”이라며 “향후 북한의 농업실태가 파악되면 보다 정확한 예측과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작물보호협회에서도 이달부터 북한의 농작물 재배동향 파악에 본격 나섰다. 남북교류가 있었던 10년 전과 비교하면 북한에서 많은 변화가 있는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작물보호협회 관계자는 “최근 북한에서도 옥수수와 벼 외에 사과가 대량 재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당장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하지 않아도 북한의 작목실태와 적용 약제 재고 여부를 파악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타=한국친환경농자재협회도 6월말 ‘친환경농자재 대북경협지원 추진방향’ 세미나를 열어 북한의 유기농업 현황과 친환경농자재 공급방안을 논의했다. 협회는 최근 화학농약 부족 문제를 겪는 북한이 식물 추출물 농약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북한은 2005년 유기산업법을 제정한 데 이어, 2012년부터 유기농법 안내서를 직접 제작해 보급 중이다. 협회는 남북 유기농자재 공동생산단지를 설립해 자재를 남북에 동시 공급하는 방식으로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을 비쳤다.

한국유기질비료산업협동조합도 지난달 19일 국회에서 ‘가축분 재활용 활성화 간담회’를 열고 ‘유기질비료 대북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이 간담회에서는 과잉상태인 우리나라의 축산분뇨와 기타 유기성 자원을 제공해 북한의 농경지 양분을 개선하는 등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김해대·김기홍 기자

 

 

<2018년 7월4일 농민신문 기사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