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황주홍)는 23일 전체회의를 열어 소관 부처의 ‘2017 회계연도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건’을 의결했다. 농해수위는 결산과 관련해 119건(농림축산식품부 56건, 해양수산부 31건, 농촌진흥청 11건, 산림청 13건, 해양경찰청 8건)의 징계·시정·주의·제도개선을 요구했다. 농식품부 관련 주요 지적사항을 간추린다.



◆예산집행률 높여야=농해수위는 농식품부 예산의 이월·불용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월·불용 규모가 지나치면 재정운용이 비효율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농해수위의 판단이다. 농식품부의 예산집행률(88%)은 중앙부처 중 매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농식품부 융자사업의 높은 정책금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11년 6월 3.25%를 기록하고 나서 2015년 3월 1%대로 떨어져 현재 1.5% 수준이지만, 농식품부의 29개 융자사업 중 최대금리가 3%인 사업은 아직도 14개나 된다. 이중 ▲농식품 원료 구매 및 시설현대화지원 ▲산지유통종합자금 ▲도매유통활성화지원 사업은 결산 결과 불용액이 과다한 사업으로 꼽혔다. 농해수위는 농민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마련된 융자사업의 취지를 달성하려면 정책금리를 인하하거나 사업대상을 확대하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업분야 R&D 확대해야=농해수위는 농업분야 연구개발(R&D) 예산규모를 확대하라고 요구했다. 2017년 기준 국가 전체 R&D 예산 19조4615억원 중 농업분야(농식품부·농진청·산림청 소관) R&D 예산은 9500억원에 불과했다. 국가 전체 R&D 예산에서 농업분야 예산 비중이 5%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농식품부가 2016년 실시한 ‘농림식품 기술수준 평가’를 보면 우리 농식품분야 기술은 최고 기술 보유국인 미국의 78.4%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95.4%)·독일(92.7%)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도 아직 상당한 기술격차가 있다. 앞서 농식품부는 ‘제2차 농림식품과학기술 육성 종합계획’에서 세계 최고 대비 우리나라의 농식품분야 기술 수준 목표를 2019년 87%로 설정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추이를 고려하면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농해수위의 전망이다.



농해수위는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적·정책적 인프라 축적의 중요성과 생명산업으로서 농업이 갖는 가치를 고려한다면 농업분야 R&D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배정된 예산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사업과제 선정, 사업집행 관리, 연구과제의 사후 활용 등에 대한 평가체계를 내실화해 R&D 사업의 성과를 높이라고 주문했다.



◆기타=모금실적이 부진한 농어촌상생기금도 지적을 받았다. 상생기금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이익을 본 민간기업으로부터 매년 1000억원씩 10년간 1조원의 기부금을 모으는 게 목표다. 하지만 2017년 도입 첫해엔 309억6450만원, 2018년엔 8월 현재까지 163억773만원을 조성하는 데 그쳤다. 이에 농해수위는 민간기업의 상생기금 출연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는 등 상생기금 조성 실적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농해수위는 매년 재원 없는 이월을 되풀이하는 농업자금 이차보전사업의 관리를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농식품부는 2017년 예산 3028억6500만원 중 2100억9400만원(69.4%)을 집행하고, 915억6300만원은 재원부족으로 이월했다. 농해수위는 국가회계의 불일치를 초래하는 재원 없는 반복적인 이월을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농업정책자금 부당지원 실적이 매년 적발되고 있다며 대출기관과 대출업무 관련자에 대한 징계를 철저히 하라고 촉구했다.

 

 

 

함규원 기자

 

 

<2018년8월27일농민신문 기사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