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정부 예산안 보니

농식품부 소관 예산·기금 14조6480억원…홀대 반복

내후년부턴 매년 1000억원씩 줄일 계획 세워…농업계 반발

“농업·농민 우습게 본 처사…예산 증액 강력히 요구할 것”





문재인정부 출범 3년 차인 2019년에도 농업예산에 대한 홀대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확장적 재정운용 기조 속에서도 농업예산 증가율은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28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2019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예산 및 기금은 14조6480억원으로 올해(14조4996억원)에 비해 겨우 1%(1484억원) 증가했다. 농업예산 홀대가 가장 심했던 올해의 농식품부 예산 증가율(0.08%)보다는 높다. 하지만 2019년 국가 전체 예산을 470조5000억원으로 올해(428조8000억원)보다 9.7%나 확대 편성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농업예산 증가율은 초라하기까지 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당초 6월14일 발표한 ‘2019년도 분야별 예산 요구 현황’을 통해 내년도 국가 전체 예산을 458조1000억원으로 올해보다 6.8% 늘린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과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내년도 예산을 최대한 확장해 편성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국가 전체 예산에서 농식품부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3.4%에서 2019년 3.1%로 크게 떨어졌다.



농업예산에 대한 괄시는 내년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기획재정부가 2019년 예산안과 함께 발표한 ‘2018~2022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분야 예산을 2019년 19조9000억원에서 2022년 19조6000억원으로 매년 1000억원씩 줄인다. 반면 국가 전체 예산은 2022년 567조6000억원으로 2018~2022년 연평균 7.3%씩 확대한다.



농업계는 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올해 예산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보인 태도에 대해 농업계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정부는 ‘2019년 분야별 예산 요구 현황’에서 2019년 농림수산식품분야 예산을 올해(19조7000억원)보다 4.1%(8000억원)나 줄인 18조9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이에 농업계는 물론이고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이번 예산안에서는 내년 농식품부 예산을 1% 높이는 안을 내놓은 것이다.



농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말도 안되는 예산안을 내놓고 농민들이 어떻게 나오나 간 본 것 아니냐”며 “농업계가 강하게 반발하니까 그제서야 예산을 그것도 찔끔 올렸는데, 농업과 농민을 우습게 보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식품부는 농업계의 반발을 의식한 듯 “실질적 집행규모 면에서 2019년 예산은 올해 대비 6500억원 이상 증액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도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농식품부는 올해 쌀 변동직불금 예산 1조800억원 가운데 5200억여원이 불용됐지만, 내년에는 변동직불금 예산을 5775억원만 편성했고 나머지 5025억원을 주요 농정과제 추진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5025억원과 예산 증가분 1484억원을 합해 6500억원 정도의 증액효과가 있다는 얘기인 것이다. 하지만 올해 쌀 변동직불금 불용액도 농업분야에 다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설명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라는 지적이다.



한민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농업예산 홀대문제를 강력히 대처하고, 농업에 대한 투자와 공익적 기능 제고를 위한 직불제 확충 등에 더 많은 재원을 투입하도록 정부와 국회에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륜 기자

 

 

<2018년8월29일농민신문 기사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