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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시론] 식량자급과 지구온난화
등록일 2019.2.11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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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명예교수)

 

식량부족 사태 언제든 닥칠 수 있어 IT 기술 활용한 선제적 수급조절을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선진국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 수준이다. 2017년 기준 48.9%에 불과하다. 특히 사료용을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23.4%에 머물고 있다. 쌀자급률은 100%를 오르내리지만, 다른 식량작물 자급률은 현저히 낮다. 식량안보라는 측면에서 쌀뿐만 아니라 모든 작물의 자급률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그런데 다른 한편에서는 수급안정 차원에서 멀쩡한 농작물을 폐기처분하는 일도 벌어진다. 해마다 양파·마늘·배추밭을 통째로 뒤집어엎는 장면이 신문의 한구석을 장식한다. 땀 흘리며 애써 키운 자식 같은 농산물을 수확도 못하고 폐기처분하는 농민들의 심정은 허망하기 이를 데 없을 것이다.

농산물을 잘 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해 소중한 농산물을 장기적인 식량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 멀쩡한 먹거리를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은 정말로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배추 같은 원예농산물을 장기간 저장하기란 상당히 어렵지만 기술적인 문제는 과학자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

아울러 곡물은 수년간 저장이 가능한데 지상의 창고를 사용하면 유지비가 상당히 많이 든다. 대형 지하 동굴을 파서 저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면 매년 수급안정이라는 명목 아래 밭을 갈아버리는 일이 반복되지 않으리라 본다.

수급안정은 생산이 다 끝난 후가 아니라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 씨를 뿌리기 전에 농가별로 파종규모를 계획하고, 이를 중앙에서 취합해 전체 생산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정보기술(IT) 강국이다. IT를 활용해 농산물 수급을 조절하지 못하면 IT 강국이라 말할 수 없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농산물 수급조절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사전에 생산을 줄여야 할 품목을 정하고 농가별로 생산량을 조정한다. 휴경에 들어가야 할 농장을 사전에 파악하기 때문에 지력도 좋게 유지할 수 있다. 우리처럼 밭을 뒤엎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도 하루빨리 이런 시스템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아울러 대형 지하 동굴 저장시스템은 단순히 수급조절뿐 아니라 지구온난화에 대비한 전략으로서도 필요하다. 온난화를 흔히 생산지가 북쪽으로 올라가는 정도로 이해하지만, 온난화에 따라 예상치 못한 가뭄이나 홍수가 닥쳐 식량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런 위기는 지속적으로 반복될 수 있으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농산물 수출국을 비롯한 전세계에 해당되는 문제다. 온난화로 식량확보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닥치면 식량안보 문제가 절실히 다가올 것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을 미리 세우고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식량은 인간의 생존과 직결되는 필수품이기 때문에 공급이 부족하거나 가격이 껑충 뛰었다고 해서 소비를 미룰 수 없다. 식량수급이 곧 국가의 안보와 맞닿아 있는 셈이다. 먹거리가 풍부한 요즘 같은 시대에도 식량부족 사태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2006년 하반기 세계 곳곳에서 기상이변으로 곡물 생산이 줄자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한 것을 떠올려보자.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바이오연료용 곡물 수요까지 가세, 전세계가 2년간 애그플레이션(농산물가격 급등으로 인한 물가상승 현상)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 기간에 국제 밀·옥수수·콩 가격은 2배 이상 올랐다. 식량이 부족한 몇몇 국가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일었고, 일부에선 정권이 바뀌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 장기적인 식량확보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민과 농민 모두를 안심시킬 수 있는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2019년2월11일 농민신문 기사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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